“일면식도 없다”는데 상한가… 사실 확인 외면한 ‘김문수 테마주’ 광풍

임성수 2025. 5. 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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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는 기업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지만, 주식시장은 '묻지마' 폭등으로 화답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 12일, 이른바 '김문수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며 비이성적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 기업은 대구소재 자동차부품사 평화홀딩스와 그 계열사 평화산업이다.

승자의 테마주가 춤을 추는 사이,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관련주는 즉각 '지옥'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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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당사자는 기업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지만, 주식시장은 '묻지마' 폭등으로 화답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 12일, 이른바 '김문수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며 비이성적 과열 양상을 보였다. 후보 본인이 직접 "접점이 전혀 없다"고 천명했음에도 투기 자금은 아랑곳하지 않고 몰려드는 형국이다.

◆실체 없는 '혈연·지연' 소문에 주가 156% 폭발

이날 주식시장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 기업은 대구소재 자동차부품사 평화홀딩스와 그 계열사 평화산업이다. 평화홀딩스는 개장 직후 전 거래일 대비 30% 오른 1만1천570원에 안착했으며, 평화산업 역시 29.99% 급등한 2천8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직장인들이 모이는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와 단체 대화방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관련 종목이 쉴 새 없이 거론됐다. 5년 차 직장인 이모씨(34)는 "후보 확정 소식이 들리자마자 '경주 김씨', '영천 공장' 같은 키워드가 공유되기 시작했다"며 "실제 기업이 뭘 만드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누가 먼저 타느냐의 싸움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이러한 '인연 찾기'식 투자에 힘입어 평화홀딩스의 주가는 경선 1위 소식이 전해진 지난 7일 이후 불과 4거래일 만에 4천510원에서 1만1천570원으로 150% 넘게 폭등했다.

◆후보 당사자 "전혀 모르는 기업"…시장은 '귀 닫은 투자'

정작 수혜의 당사자로 지목된 김 후보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김 후보는 12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평화산업과 평화홀딩스가 어떤 기업인지 잘 모르며, 김 회장 등 경영진과도 일면식이 없다"고 했다. 자신의 행보와 엮여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 중이라는 사실에도 "전혀 몰랐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후보 본인의 공식 부인이 투기 세력에게는 '소음'으로만 치부되고 있는 셈이다.

광풍의 여파는 엉뚱한 곳으로도 번졌다. 상호가 유사한 대구의 중견 자동차부품사 피에이치에이(옛 평화정공)에는 온종일 관련 여부를 묻는 투자자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피에이치에이 관계자는 "회장님의 고향(상주)이 평화홀딩스 회장님과 같다는 점 외에는 김 후보와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다"며 당혹감을 내비쳤다. 대구 성서산업단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엄정수씨는 "점심시간에 온 손님들이 '그 평화가 이 평화냐'며 스마트폰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했다.

◆낙선과 함께 증발한 '탈락주'…전문가 "폭탄 돌리기 주의해야"

승자의 테마주가 춤을 추는 사이,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관련주는 즉각 '지옥'으로 변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테마주로 분류됐던 일정실업과 아이스크림에듀, 시공테크는 이날 나란히 하한가로 추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태영건설우(-21.75%)와 대한제당우(-12.05%) 등 우선주들도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정치 테마주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만큼, 거품이 꺼지는 순간의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iM증권 관계자는 "당사자가 직접 인연을 부인한 만큼 향후 주가 하락 리스크가 매우 크다"며 "막연한 연고에 기댄 투자는 전형적인 '폭탄 돌리기'가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