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중 관세 대폭 인하, 한국도 협상 전략 재점검해야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부과한 관세를 90일간 낮추기로 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매긴 145% 관세를 30%로 내린다. 중국은 미국산에 부과한 125% 관세를 10%로 낮춘다. 미국이 펜타닐 문제로 인한 대중 관세(20%)는 유지하기로 했지만, 미국의 관세 인하 폭은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최악으로 치닫던 미·중 간 경제전쟁이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전 세계 증시는 급등했고, 한국도 코스피가 한 달 반 만에 2600선을 되찾았다.
이번 미·중 합의는 한국도 협상을 통해 미국의 상호관세(25%)와 품목별 관세를 낮출 가능성을 보여줬다. 미국의 ‘관세폭탄’이 상대를 일단 강력하게 압박하고 보는 트럼프 대통령식 협상술이라는 점도 재확인됐다. 앞서 지난 8일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낮추고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폐지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시행에 들어갔지만, 미국 국채 가격이 급락하자 이를 철회하고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 상호관세 시행을 90일간 유예했다.
지금까지의 전개 과정으로 볼 때 관세협상이 급한 쪽은 미국이다. 미국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보다 0.3% 감소했다. 트럼프는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관세전쟁을 시작했지만 정작 부메랑을 맞은 건 미국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세계 경제의 불안감이 커지자 미국은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협상 조기 타결을 시도하고 있다. 그럴수록 한국은 미국의 속도전에 휘말리지 말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시간 여유를 갖고 협상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도 있다. 주지하듯 일본은 미국과의 관세 합의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덕수 대행’ 체제에서 한국 정부는 미국과 7월8일까지 ‘통상 패키지 합의’를 도출하기로 했다. 그 시점까지는 어떠한 결정도 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과의 통상협상은 한국 정부가 나서지만 정작 피해를 보는 쪽은 국민과 기업이다. 중요한 것은 신속한 협상이 아니라 국민과 기업이 이해하고 감내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나 환율 협상 등도 현시점에서 섣부르게 결론을 내서는 안 된다. 미국도 6월4일 이후 출범하는 새 정부가 국민 여론을 수렴해 협상의 원칙과 세부 내용을 정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길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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