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구간 사업만 하고 멈춘 창원시 BRT 사업

우귀화 기자 2025. 5. 12.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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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난 창원시장 남은 대형사업 (5) 창원 간선급행버스체계(BRT)

2단계 구간 사업은 여론 수렴 내세우며 '지지부진'

창원시 대형 민간투자사업과 현안 사업 상당수가 진행되지 않은 채 쌓여 있습니다. 꼬인 실타래를 주도적으로 풀어야 할 시장은 없습니다. 2026년 지방선거까지 이 공백과 정체를 버틸 수밖에 없는지 시정 공백 속 대형사업 상황을 짚습니다.

창원시 간선급행버스체계(BRT·Bus Rapid Transit System)가 시행된 지 1년이 됐다. 육호광장∼도계광장∼가음정사거리 17.8㎞를 잇는 사업 가운데 1단계 창원시 의창구·성산구 원이대로 구간(9.1㎞)만 개통됐다.

2단계 사업인 마산회원구 3.15대로 구간(8.7㎞)은 아직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창원시는 1단계 구간 평가를 토대로 2단계 구간 여론 수렴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시장 공백 상황에서 차질 없이 진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작은 트램부터 = 창원시는 교통 체계 변화를 꾀하고자 2000년대 초반부터 도시철도, 트램(노면전차), BRT 도입을 검토했다.

2006년 3월 건설교통부가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도시철도 기본계획'을 수립하라는 지침을 내리자 경남도는 창원·마산·진해를 연결하는 도시철도를 계획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경남도 도시철도기본계획수립 및 노선 선정'을 위한 용역을 진행했다. 2008년 8월 창원 도시철도사업이 국토해양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고, 11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에 들어갔다.

2010년 통합 창원시가 출범하면서 시행 주체가 경남도에서 창원시로 바뀌었다. 시는 마산합포구 가포동∼성산구 성주동이었던 구간을 가포동∼진해구 석동까지 노선 변경을 건의했다. 2012년 12월 국토해양부는 창원도시철도 계획을 승인·고시했다. 트램 형태로 마산합포구 가포∼진해구청 33.88㎞에 6468억 원을 들여 도시철도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당장 수요 예측이 '뻥튀기'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루 12만 7750명이 이용하리라 예측됐지만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시민단체, 시의회 등은 비용이 적게 드는 BRT 도입 등 다른 안을 건의했다. 2014년 10월 당시 안상수 시장은 사업비 부담, 매년 300억 원 운영 적자 등이 우려된다며 사업을 백지화했다.

◇S-BRT 시범 사업으로 본격화 = 2018년 6월 허성무 창원시장이 당선하면서 트램이 아니라 BRT 체계 구축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허 시장은 대중교통 분야 공약으로 BRT를 내세웠다.

2020년 1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S(Super)-BRT 시범사업 지역으로 창원을 비롯해 인천 계양·부천 대장, 인천, 성남, 세종 5곳을 선정했다. S-BRT는 전용 주행로, 첨단 정류장, 전용차량, 분리녹지대 등을 설치한 고급형 BRT다. 시는 BRT와 관련해 온라인 시민의식 조사(2020년 8월 10일~9월 4일)를 했는데, 참여 시민(1668명) 87%가 도입을 찬성했다.

시는 그해 12월 BRT 개발 계획을 확정해 고시했다.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원이대로 구간(의창구 도계광장~성산구 가음정사거리 9.1㎞)을 1단계로, 3.15대로 구간(도계광장~마산회원구 육호광장 8.7㎞)를 2단계로 추진하기로 했다. 1단계 사업비 372억 원, 2단계 사업비 234억 원으로 총 606억 원(국비 50%, 도비 15%, 시비 35%)이 든다.

시는 2022년 8월 3개 권역 주민설명회를 거쳐 이듬해 4월 원이대로 S-BRT 공사를 시작했다. 부실 시공 등으로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시민 불편이 가중되는 어려움 끝에 2024년 5월 15일 임시 개통을 했다. 공사 기간, 책임을 두고 홍남표 시장과 전임 허성무 시장이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반쪽짜리 사업 우려 = 시는 원이대로 S-BRT 개통으로 시내버스 통행 시간이 구간에 따라 31초~8분 57초 줄었다고 밝혔다. 개통 전(2023년 4월 21일)과 개통 후(2024년 9월 27일)을 비교했을 때 시내버스가 출근 시간(오전 7시~9시) 평균 5분 58초, 퇴근 시간(오후 5시 30분~7시 30분)에는 평균 2분 31초가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시내버스 이용자도 개통 전(2023년 4월 21일)보다 개통 후(2024년 6월 28일)에 16.2%(4463명) 늘었다고 했다.

반면 일반 차량은 출·퇴근 시간 개통 전(2023년 4월 21일)과 후(2024년 7월 10일) 1분 41초~11분 1초 더 걸렸다. 출근 시간 평균 6분 12초, 퇴근 시간 평균 4분 45초 통행 시간이 늘었다.

시는 원이대로 S-BRT 장단점, 도시 변화 지표 등을 분석해 2단계 사업을 검토할 계획이다. 먼저 시내버스, 일반차량 통행시간 변화, 교통량, 교통사고 발생 건수, 교차로 서비스 수준, 가로변 상업 시설 이용객 변화 등을 살펴본다.

시는 2단계 3.15대로 구간에 일반차로 3차로 확보 방안, 합성동 지하상가 구간 통과 방안, 교통 시뮬레이션 분석, 설문조사, 시민토론회 등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서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합성동 지하상가 구간 차로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고, 지상에 BRT 중앙 정류장이 세워지면 지상 건널목이 생겨 지하 상권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신교통추진단 관계자는 "2단계 3.15대로 구간은 분리녹지대(2m)가 없는 일반 BRT 구간으로 여론 수렴 등을 거쳐야 하는데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BRT 2단계 사업을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윤기 마산YMCA사무총장은 "1단계 사업은 대중교통 중심으로 변화하는 새로운 시도"라며 "BRT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2단계 공사가 서둘러 진행돼 노선이 길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10년 정도 장기 관점에서 트램도 추진하고 있다. 경남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3개 노선이 반영돼 2023년 5월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았다. 3개 노선은 마산역∼창원중앙역(15.8㎞), 창원역∼진해역(19.3㎞), 월영동∼진해구청(33.2㎞) 구간이다. 지난해(2024년) 1월부터 '창원시 도시철도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해 지난달 30일 최종 보고회를 개최했다. 연구에서 '월영동∼창원시청∼진해구청' 노선이 이용 수요가 가장 많고 창원·마산·진해 지역을 모두 연계할 수 있어 3개 노선 중 우선순위가 가장 높게 평가됐다.

트램 사업비(6819억→ 1조 606억 원)와 연간 운영비(202억 4000만→ 351억 원)가 각 1.5배, 1.7배 증가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사업 추진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트램과 BRT가 혼용되는 구간은 환승 효율이 높지만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

/우귀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