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내가 직접 가겠다"...'전쟁 당사국 정상 담판' 이뤄지나
"내가 직접 나서겠다"며 젤렌스키 수용
'15일 튀르키예 협상' 성사될까 '관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중재자 없이 직접 만나 휴전을 논의하자'고 제안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협상에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푸틴 대통령이 통보한 협상 날짜·장소(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맞춰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튀르키예를 방문한다.
지지부진했던 휴전 협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진 것이지만, 협상 포문이 열리기도 전 좌초할 가능성 또한 얼마든 있다. 당장 푸틴 대통령이 '정상 간 담판' 제안에 화답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젤렌스키 '휴전 먼저'→'정상끼리 만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저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서 "나는 목요일(15일) 튀르키예에서 푸틴을 기다릴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이번엔 러시아인들이 핑계를 찾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휴전 협상을 재개하자"는 푸틴 대통령의 이날 새벽 제안을 전격 수용한 것이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진정한 지도자는 이렇게 행동한다. 누구, 무엇 뒤에도 숨지 않는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직접 협상' 제안에 대한 젤렌스키 대통령 기존 입장은 '선(先)휴전, 후(後)협상'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X에서 "러시아가 마침내 전쟁 종식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건 긍정적 신호"라면서도 "전쟁을 진정으로 종식하는 첫 번째 단계는 휴전"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영국·프랑스·독일·폴란드 등 유럽 4개국 정상들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만나 러시아에 '12일부터 30일간 휴전'을 요구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 데는 양측을 중재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압박이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에서 휴전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하면서도 "(푸틴 대통령의 협상 제안에) 우크라이나는 즉각 동의해야 한다"고 썼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휴전에 진정성을 갖고 있지만 러시아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부각하고자 자신이 직접 등판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휴전 진정성' 의심 받는 푸틴, 담판 응할까
다만 두 전쟁 당사국 정상 간 담판 성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애당초 푸틴 대통령의 제안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피하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는 점에서다. 10일 유럽 4개국 정상들은 '12일부터 30일간 휴전 요구를 거부하면 제재하겠다'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의 직접 대화 제안은 그 다음 날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그간 '부활절 30시간 휴전' '전승절 72시간 휴전' 등을 일방 선언했는데, 이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 나올 때마다 이뤄졌다. 유럽이 여전히 '선휴전'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푸틴 대통령의 등판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튀르키예로 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양국 간 휴전 협상이 시작되는 것인지, 진행된다면 어떤 급에서 나설지 등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다만 미국은 어떻게든 협상을 성사시켜 성과를 내려는 듯하다. 루비오 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비공식 외무장관 회담(14, 15일) 참석차 튀르키예 안탈리아를 찾을 예정인데, 이 때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에도 관여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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