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첫 공개 출석한 윤석열···‘주먹 불끈’도, ‘계엄 사과’도 없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법원에 처음으로 공개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 앞에 놓인 포토라인을 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지나쳤다. 취재진이 ‘불법계엄에 대해 사과할 의사가 있는지’ 등 질문을 쏟아냈지만 법원에 들어서고 나설 때까지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54분쯤 자신의 차를 타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출석하기 전부터 구호 예행연습을 벌이던 지지자들은 차량이 진입해오자 한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을 외쳤다. 윤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법원 건물로 곧장 걸어 들어갔다. 구속에서 풀려나거나 관저에서 퇴거할 때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던 것과 달리 이날은 눈에 띄는 동작을 하지 않았다. 애써 입꼬리를 올린 듯 보였지만 시선은 공허했고 표정은 어두웠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재진이 발언을 듣기 위해 마련해 둔 포토라인도 말없이 지나쳤다.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할 생각 있나’ ‘군부정권 이후 계엄을 선포한 헌정사상 첫 대통령이었는데 아직 스스로 자유민주주의자라 생각하나’ ‘대선을 치르게 됐는데 전 국민에게 할 말이 없나’ 등 쏟아지는 질문에도 아무 답을 하지 않았다. 점심 휴정을 전후로 법원에 드나들 때와 재판 종료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증인도 문 부수고 (국회에) 들어가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하는데 직접 지시한 게 맞나’ ‘계엄 해제가 (국회에서) 의결됐는데도 두 번 세 번 계엄하면 된다고 말씀하신 게 맞나’ 등 취재진의 질문을 모두 무시했다. 과거 노무현·이명박·박근혜 등 전직 대통령들이 법원 또는 검찰에 출석하며 포토라인 앞에서 사과의 뜻을 전한 것과 대비됐다.
법정에서도 윤 전 대통령의 침묵은 이어졌다. 재판 시작 이후에도 줄곧 두 눈을 감고 있었다. 오후 휴정 시간에 변호인들과 약 10분 정도 속삭인 것 외에는 대부분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총 93분간 장황하게 발언했던 1차 공판 때와 달리 최근 재판에서는 모두 말을 아끼고 있다.
이날 법원에는 윤 전 대통령 출석 현장을 보러 온 지지자들이 대거 모여들었다. 이들은 ‘YOON AGAIN!’ 목도리, ‘ONLY YOON’ 티셔츠, 태극기 머리띠 등 윤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물건들을 가지고 나왔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윤 전 대통령이 있는 법원 서관 근처에서는 약 2시간마다 한 번씩 이들의 구호 소리가 수 분간 울려 퍼졌다. 오전 재판이 끝난 후 법정에서 한 지지자가 ‘KING 석열 IS BACK’이라고 적힌 흰 티셔츠를 윤 전 대통령에게 펼쳐 보였다. 윤 전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 없이 퇴정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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