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공약에서 사라진 ‘주택’…건설업계 "돌파구가 안 보인다"
주택 공급량 줄거나 제시도 안 해
지난 대선과 분위기 사뭇 달라
"기반시설에서 먹거리 찾아야"

대선 공약에서 ‘주택 건설’이 사라졌다. 유력 후보들이 앞다퉈 주택을 수백만 호씩 공급하겠다고 공언한 지난 대선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업계에서는 건설업 위기 장기화를 우려한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대선 후보별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다음 정부에 적극적 건설 경기 부양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주택 공급량 목표치를 제시한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뿐이었다. 이마저 공급량이 연 30만 호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제시한 임기 중 250만 호보다 100만 호 이상 줄었다.
다른 유력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도 업계의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주거 관련 경제 정책으로 △고품질 공공임대주택 및 공공임대 비율 단계적 확대 △전세사기 걱정 없는 보증제도 개선 △월세 세액공제 대상 확대를 제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부동산 정책이나 주택 공급과 직접 관련이 있는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나머지 후보 5명 가운데서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녹색공공임대주택 200만 호, 황교안 무소속 후보가 무주택 청년 신혼 가구용 주택 연 16만 호를 주택 공급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권 후보는 민간 주택 공급을 억제할 가능성이 높은 토지공개념 강화 정책도 함께 공약했다. 주택 셋 이상 보유를 금지하는 주택 소유 상한제가 대표적이다.
20대 대선 때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후보들이 판돈을 올리듯 주택 공급량을 앞다퉈 제시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려 250만 호 이상 공급을 공언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140만 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50만 호) 역시 대규모 공급을 약속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두고 불안한 예감이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역대 정권들이 주택 공급에 실패해 여론의 질타를 받은 만큼, 후보들이 주택 공급을 구체적으로 밝히기가 어렵다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민주당과 정책 협약을 맺은 주요 건설사 연합체 관계자는 “민주당이 대한건설협회, 전문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등과 일찌감치 협약을 체결했지만 ‘우리 요구가 민주당과 결이 맞느냐'는 고민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단일화로 홍역을 치러 협약 자체를 못 맺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누가 집권해도 실무적으로는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시장 상황상 최소한 주택 공급을 억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당은 앞서 발표한 수도권 공약에서 1기 신도시 정비 촉진 등 수도권 재건축 활성화 지원책을 내놨다. 김문수 후보도 양도세 폐지 등 세제 완화책과 한국형 화이트존 도입을 공약했다. 화이트존은 택지 용도를 지정하지 않고 사업자의 자율적 개발을 촉진하는 정책으로, 도입 시 일부 지역의 실증 작업을 거쳐 전체 공급 규모를 예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업계가 주택 경기만 바라볼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 경기 활성화는 물가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정책적 실현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반시설 사업을 통한 경기 부양이 오히려 현실적”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김문수 후보의 광역급행철도 전국 확대도 결국 기반시설 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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