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는 원래 착한 애라고!


박미자 |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 저자
·성공회대 연구교수
“네 친구 서영이 있잖아.”
“서영이. 왜?”
“욕을 좀 심하게 하더라.”
“엄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지난 화요일에 집 앞 사거리에서 친구들과 심하게 다투더라고….”
“욕은 좀 하지. 그래도 원래는 착한 애라고.”
중학생들은 부모가 자기친구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원래는 착한 애라며 친구를 감싸고 부모와 대화를 차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럴 때는 “원래 착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냐?” 또는 “길거리에서 심한 욕을 하는 애를 착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라고 응수하고 싶어도 참는 것이 좋다. 이럴 때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은 자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의 친구에 대해 관심과 걱정이 많을 수 있지만, 자녀는 부모가 친구에 대한 문제점이나 걱정을 중심으로 의견을 제시하면 펄쩍 뛰고 친구를 감싸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친구의 좋은 점을 찾아서 한정적 표현으로 말하면서 대화를 이어가며 자녀가 생각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낫다. 그리고 언제든 돕겠다는 말을 추가해 자녀가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신뢰를 쌓는 것이 좋다.
“언젠가 집앞 사거리에서 친구들끼리 다퉜던 학생이 지난번에 우리집에 왔던 서영이 같던데?”
“맞아.”
“당시엔 왜 그랬을까? 인상은 착해 보이던데….”
“원래 착한 앤데, 욱하는 면이 있어서 그래요.”
“너도 친구 걱정을 많이 했겠구나.”
“본인이 알아서 분노를 조절해야지요.”
“엄마가 도울 일이 있으면 말해 줘.”
중학생들에게 친구는 어떤 존재일까? 중학생들은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보다 친구랑 어울리는 시간을 더 좋아한다. 지금까지 가족들과 경험했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동경하며 타인인 친구와의 관계 맺기를 통해서 경험을 넓히고 사회적 관계를 배우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직 부모의 보호가 필요하지만 사춘기의 절정인 중학생들은 가족이 아닌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친구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가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고, 어떤 부모들은 자녀가 친구들 때문에 이상해졌다고 느끼기도 한다.
“우리 애가 친구를 좀 잘못 사귄 것 같아요.”
“친한 친구가 없다는 뜻인가요?”
“아니요, 좋지 않은 친구들과 어울려서….”
“어머님, 정수 친구가 아니라, 정수가 좀더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수 어머니가 교사와 나눈 대화의 일부다. 이런 경우에 부모들은 심한 거부반응을 보인다. 교사가 말하는 정수의 모습이 자기가 보아온 정수의 모습과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집에서 큰 문제점을 보이지 않는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점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자기 기분을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는 선택지가 없을 때, 자녀가 가진 진짜 통제력이 드러나는 것이다. 자기통제력이 약한 아이는 작은 일에도 양보하지 않고 상대방과 충돌할 수 있다.
자녀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많은 부모가 자녀가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 그렇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자녀의 친구에게 문제를 돌리지 않고 내 자녀의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더 나아가 내 자녀가 잘못된 친구에게 끌려가는 아이가 아니라 친구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건강한 아이로 성장하도록 돕는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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