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설] 261년 만의 조선통신사선

1764년, 조선의 마지막 통신사 배가 일본 오사카에 도착했다. 그 후 216년이 지난 올해 다시 같은 바닷길을 항해한 끝에 조선통신사선이 오사카항에 입항했다. 쓰시마(對馬·대마도)를 지나고 시모노세키를 건너 지난 11일 마침내 오사카에 닿았다. 바다도 바람도 녹록지 않았지만 배는 꿋꿋이 나아갔다. '2025 오사카 엑스포' 기간에 열리는 '한국의 날(5월 13일)'에 맞춘 항해였다.
조선의 통신사는 말이 외교사절이지 지금으로 치면 문화사절, 평화사절이었다. 정사(正使·사신의 우두머리), 부사, 종사관부터 의사, 통역, 악사까지 500명에 가까운 대규모 행렬이었다. 그 일행을 따라가는 인원까지 합치면 3000~4000여 명이나 되는 지금으로선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이동 외교관청'이었다.
한양에서 출발해 부산까지는 걸어가고 부산에서 배를 타고 쓰시마를 거쳐 오사카로, 다시 걸어서 도쿄(에도·江戶)까지 가는 행차다. 왕복 약 2000㎞, 1년에서 1년 반이나 걸리는 먼 여정이다. 일본 사람들은 통신사 행렬을 보기 위해 길가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당시 그들에게 조선통신사는 '세계' 그 자체였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정사기선(正使騎船·정사가 타는 배)을 복원했다. 금강송 900그루를 써서 만든 27m짜리 전통 배다. 궁궐 단청으로 장식하고 당당하게 바다를 건넜다. 오사카 시민들 환영 속에 통신사선를 맞는 무용이 펼쳐지고, 전통 음악이 다시 울려 퍼졌다. 216년 전처럼 한국과 일본이 문화 역사적으로 하나된 이 시대의 조선통신사였다.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가진 무엇보다 뜻깊은 조선통신사선 재현이다. 과거 역사를 품은 배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의미가 담겼다. 일본이 터무니없는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역사 왜곡으로 갈등을 유발하고 있지만 한-일 양국은 조선통신사선의 항해처럼 문화와 평화, 신뢰를 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