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없는 미래 전쟁…AI 올라탄 기계들의 대리전” [SFF 인터뷰]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미래 전쟁에는 군인이 없다." 한화그룹 방산 부문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의 중심에 있는 박매훈 유무인복합체계연구센터장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밝혔다. AI가 탑재된 기계가 대리전을 치르는 형태가 되리란 것이다. 그리고 박 센터장은 그 변화의 초시계가 이제 막 돌아가기 시작됐다고 말한다.

AI가 향후 전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나.
"전장에는 이미 변화가 생기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 전쟁'의 시험장이 됐다. 수백만원에 불과한 드론 한 대로 최대 수백억원에 달하는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 등을 무력화했다. 이에 따라 드론에 대응하기 위한 안티드론(Anti-Drone) 무기체계도 급성장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기계끼리 맞붙는 '무인전쟁'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방산업계의 AI 현주소는.
"무인화와 자율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안두릴(Anduril Industries)과 쉴드 AI(Shield AI) 등 글로벌 방산업체와 스타트업은 AI·자율시스템을 적용한 드론과 잠수정, 무인기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 팔런티어(Palantir Technologies)도 AI 기반 디지털 지위통제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의 실전 배치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미국에서는 수천 개의 드론을 운용하는 '군집드론'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미 국방부가 2023년 8월 중소형자율드론 긴급배치 리플리케이터 전략을 발표한 데 따른 결과다. 이란과 러시아, 중국,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등 국가도 군집드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일부 실전에 배치를 시작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비한 로드맵은.
"현재 유인체계에서 유무인복합(Manned-Unmanned Teaming·MUM-T) 전투체계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1대의 유인 무기와 복수의 무인 무기가 한 팀으로 협업하는 무기체계다. 다수, 이기종의 유인체계와 무인체계가 초연결 네트워크와 AI 지휘통제 기반으로 통합돼 융복합 전투를 수행한다."
유무인복합전투체계 전환의 중심에는 AI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이유다. 단일무기체계에서 벗어나 전투용 군집 지상무인차량(UGV·Unmanned Ground Vehicle) 및 MUM-T 솔루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군집제어, 임무통제, 탐지 및 추적, 사격통제 등이 적용 분야다. 현재 보유한 AI 기술은 정확성과 신뢰성, 투명성 및 보안성 측면에서 상용화된 AI와 차별화됐다."
역점 사업 분야는 무엇인가.
"드론에 이어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는 UGV 전투용로봇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통신 및 센서 기술 발전에 따라 그 활용도가 주목받고 있다. 군인들의 생존력을 끌어올릴 수 있음은 물론, 전차나 장갑차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과 호주, UAE, 에스토니아, 독일, 이스라엘 등이 UGV 전투용로봇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야지 기동을 위한 기술 개발과 지형지물에 따른 전파 차단, 기상 상황으로 인한 성능 불분명성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UGV 관련 성과는.
"2023년 지뢰 탐지와 급조폭발물(IED) 등을 탐지 및 제거할 수 있는 폭발물탐지제거로봇 개발을 완료, 국내 최초로 전력화 무인체계를 구축했다. 이 로봇은 올해 2월부터 양산화에 들어갔다. 또 고위험 전장에서 감시와 타격, 운반, 수송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다목적무인차량의 차세대 버전도 올해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UGV 관련 계획이 있다면.
"다차원 지도작성 등 최신 기술을 융합해 갱도와 동굴, 건물 등 미지영역에 대한 정보 획득 및 정찰을 수행하는 다차원 공간 시설 정찰 UGV를 기획하고 있다. 또 기계화부대의 수색정찰과 감시경계를 위해 개발된 무인수색차량에 공격이나 방어 등 추가 플랫폼을 탑재해 수출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방산 부문 AI R&D가 활발해지기 위한 선행 과제는.
"정부 기관 주도의 아키텍쳐(양식) 표준화가 이뤄져야 한다. 나아가 군 기관 및 산학연(산업계·학계·연구기관) R&D 협력 체계도 조성돼야 한다. 산학연은 물론 국가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한 미국 'AGVRA 워킹그룹'과 유럽 'iMUGS 컨소시엄' 등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지난 12년 동안 진행돼 온 시사저널의 '컨퍼런스G'는 올해부터 '시사저널 미래 포럼(SFF·Sisajournal Future Forum)'으로 거듭납니다. 5월28일 열리는 이번 행사는 AI 기술 패권 시대의 거대한 전환 속에서 방산·반도체·데이터센터·글로벌 협력 등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한국 기업은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답을 찾아야 할까요. 포럼에 앞서 국내외 AI 선도 기업과 전문가들의 인사이트를 들여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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