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양파 수확기라도 불법체류 단속 멈춰주길"
"요즘 같은 농번기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창녕군에서만 하루 3000명씩 일을 한다. 그런데 지금 불법체류 집중단속을 하니까 100명도 안 나온다." "지금 마늘종을 안 따면 마늘이 안 큰다. 열흘 뒤부터 수확을 해야 하는데, 올해 마늘농사는 실패다."

지난달 14일 시작돼 6월 29일까지 계속되는 정부의 미등록 외국인 집중단속으로 마늘·양파 주산지 창녕군에서만 100명 이상 외국인이 단속됐고, 일할 사람이 급격하게 줄면서 마늘수확기 직전 마늘종 제거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농민들 하소연이다.
진영호 대지면이장협의회장은 "마늘농사만 1만 8000평 정도 짓는데, 지난해 같으면 70~80% 마늘쫑을 따야 할 이 시기에 40%도 못 땄다"면서 "지금 마늘종을 못 따면 마늘이 크지를 못한다. 올해 마늘농사는 실패한다"고 호소했다.

사정이 이러니 농민들이 단속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농민들은 "어제(11일) 충북 보은에서 창녕으로 외국인 6000여 명이 마늘종 제거 인력지원을 왔다. 단속을 막으려고 농민들이 길목마다 트랙터 같은 농기구를 대기시키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일 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하루 10만~12만 원 선이던 마늘종 작업 일당도 2만~3만 원이 뛰었다. 20일부터 6월 20일까지 본격적인 마늘 수확기를 앞두고 농민들 한숨은 더 깊다. 농민들은 "지난해 수확기에는 일당이 15만~20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는데, 올해는 얼마나 오를 지 걱정이다. 인력사무소가 부르는 게 값"이라며 이중고를 호소했다.
농민들 요구는 정부의 대책 마련이다. 단속 일변도가 아니라, 농업 현실을 반영한 인력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일단, 지금 같은 농번기 집중단속을 미뤄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법적인 외국인계절근로자를 확대할 수 있게 입국절차를 간소화하고, 농번기 시급한 인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제도를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창녕지역 담당인 창원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확인한 결과, 4월 14일부터 6월 29일까지 정부합동단속 기간이다.
외국인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4~6월에 1차 집중단속을 했고, 9~11월에 2차 집중단속을 했다"고 전했다. 집중단속기간 유예나 조정 등에 대해서는 "더 자세한 내용은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야 한다"면서 답을 피했다.
/이일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