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여행가려 했는데"…사별의 아픔 딛고 제자 위한 기부 ‘감동’

정세영 기자 2025. 5. 12. 16:2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종목 전남대 명예교수, 1억300만원 기탁
"제자들 학문 연구 지원 써 달라" 당부
이종목 전남대 심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9일 전남대에 1억300만원 발전기금을 기부한 뒤 이근배 전남대 총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전남대 제공

전남대학교 심리학과 이종목 명예교수가 제자들의 학문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1억300만 원의 발전기금을 기부했다. 이 명예교수는 지난 2023년에도 1억 원의 '정신자 행복장학금'을 기부한 바 있다.

12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지난 9일 대학본부 5층 접견실에서 이근배 총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자들과 심리학과장 이혜진 교수, 이종목 명예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이종목 교수는 "제자들을 생각하면 늘 고마운 마음이 앞선다"며 "이번 기부가 연구에 열정을 가진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이 교수의 이번 기부는 퇴직 후 아내와 여행을 다니기 위해 모은 자금을 의미 있는 곳에 쓰고 싶다는 결심에서 비롯됐다. 아내와 사별한 뒤, 그리움을 따뜻한 나눔으로 승화한 결단이었다.

앞서 2023년 이 교수는 퇴임 후 아내와 함께 꾸리기로 한 보금자리를 정리하며 그 수익을 심리학과 학생들을 위해 기부했고, 이를 통해 '정신자 행복장학금'이 조성됐다. 아내의 이름을 딴 이 장학금은 효(孝)의 가치를 실천하며 학업에 힘쓰는 학생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고인이 된 아내의 이름을 붙인 만큼 제자들에게 더 선한 영향을 미쳤으면 한다"는 그의 말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 교수와 제자들 간의 끈끈한 유대는 이미 교내외에서 유명하다. 마라톤을 즐기던 그는 정년을 앞두고 100km 울트라 마라톤 완주를 꿈꿨으나 목 디스크 악화로 도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심리학과 학생 50명이 2km씩 릴레이로 교정을 돌며 스승의 꿈을 함께 완주한 일화는 지금까지도 전남대 캠퍼스에 깊은 울림을 주는 감동적인 사연으로 회자된다.

이근배 총장은 "오랜 세월 제자들에게 헌신하고, 퇴임 후에도 그 사랑을 실천으로 이어오시는 교수님의 뜻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부금이 학생들의 학문적 성장에 실질적인 밑거름이 되도록 소중히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삼성그룹 제일기획에서 부국장으로 근무한 뒤,1980년 전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부임 후 30여 년 간 교육과 연구에 힘썼다. 특히 교무처장, 입학관리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대학 발전에도 기여해왔다.

이근배 전남대 총장은 "한평생 제자들을 위해 헌신해 오신 교수님의 따뜻한 마음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소중한 뜻을 받들어 장학금이 학생들의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