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간 김문수, 채 상병 묘역 코앞 ‘패싱’…“다 참배할 순 없어”

김문수 자리 뜬 뒤 김용태 따로 참배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2일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연평해전 전사자 묘역 등을 참배했다. 하지만 이곳에 함께 안장된 해병대 채 상병 묘에는 참배하지 않았다. 그 대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윤석열 정부에서 있었던 일을 사과드린다”며 김 후보가 자리를 뜬 뒤 참배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현충탑에 참배하고, 방명록에 ‘위대한 대한민국’이라고 적었다. 이어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가 원자력 기술 자립의 선구자인 한필순 전 원자력연구소장과 최형섭 전 과학기술처 장관 등의 묘를 찾아 참배했다. 이후 연평해전 전사자의 묘역과 천안함 전사자의 묘역도 차례로 찾아 참배했다.

그러나 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 함께 안장된 고 채 상병 묘에는 참배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왜 채 상병 참배를 하지 않았나’고 묻자 김 후보는 “서해 수호나 국토 수호를 위해 직접 순국하신 그런 대표적인 몇분만 참배했다. 나머지를 다 참배할 수는 (없었다)”며 “그냥 지나친 죄송스러운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다 참배 못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김 후보가 자리를 떠난 뒤 김용태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기자들에게 “(채 상병 묘역엔) 내가 따로 가서 참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참배를 마친 김 내정자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명의로 메시지를 내어 “채 상병이 사고를 당한 지 2년 정도 돼가고 있다. (채 상병 사건) 사고 원인은 밝혀졌지만, 아직도 그간의 수사 외압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과거 윤석열 정부에서 있던 일을 사과드리고 앞으로 국민의힘이 수사 외압을 밝힐 수 있게 노력하겠다. 죄송하다”고 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