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맛있죠?”[편파적엔 디렉터스뷰]
1. 영상화 어려웠던 원작, 어떻게 멋진 작품이 되었나
2. 이혜영이어야만 했던 이유
3. ‘투우’의 스핀오프, 궁금하지 않니?

영화 ‘파과’(감독 민규동)는 맛있다. 여물대로 여물어서 곪아버린 탓인지, 영화의 재미는 더욱 달콤하다. 사실 쉽지 않았다. 원작 소설에서 따온 ‘60대 전설적인 여킬러’라는 설정은, 상업적 가치를 창출해내야하는 영화산업에서 반길 만한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규동 감독은 선택했고, 매력적인 완성본으로 만들어냈다.
스포츠경향은 최근 만난 민규동 감독에게 ‘파과’에 숨겨진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를 물었다. 영화 밖의 이야기도, 영화만큼이나 귀를 솔깃하게 했다.

■쟁점1. ‘파과’는, 원래 ‘늑대소년’이었고 근미래 자경단이었다?
‘파과’는 구병모 작가의 소설이 원작이다. 40여 년간 날카롭고 냉혹하게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이혜영)이 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다가, 마음속에 어느새 지키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파과’에서는 이를 ‘조각’과 조각에게 오랜 애증을 지닌 젊은 킬러 ‘투우’(김성철)의 치명적인 대결 구도로 바꿔 긴장감을 더한다.
“소설을 영상화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그럼에도 절판 위기에서 이 책을 발견했는데, 마치 보물을 건진 것처럼 발견의 기쁨을 느꼈죠. 어떻게든 영상화하고 싶어서 처음엔 현재 ‘조각’ 이야기에만 충실하게 초고를 썼는데 영화적 전개로는 어렵더라고요. 새로운 인물, 반전, 각 인물의 동기를 합리적으로 만들어내려고 했죠. 정말 여러 버전을 거쳤는데요. 초고는 근미래의 자경단을 떠올리곤 틸다 스윈튼 같은 이미지의 조각을 생각했죠. 그래서 ‘설국열차’로 틸다 스윈튼과 함께한 봉준호 감독에게 대본을 전해달라고도 했어요. 그런데 이걸 한국적 정서로 옮겨오니 왜 영상화하는 게 어려웠던 건지 알겠더라고요. 관객을 설득할 배우가 없구나! 그래서 이혜영 선배를 만났을 땐 ‘어쩌면 이 영화가 다시 태어날 수 있겠다’ 싶었고, 이혜영 선배도 이 작품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사람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 뒤엔 ‘투우’를 여자로 바꿔보고 늑대소년으로까지 만들었는데, 결국 ‘심플한 이야기가 옳다’는 결론에 다다랐어요. ‘투우’는 워낙 소설에서 여백이 많아서 제가 상상력을 마음껏 부을 수 있었죠.”

■쟁점2. 韓의 틸다스윈튼, 이혜영이었기에
민 감독의 말처럼 이혜영이었기에 영화 ‘파과’가 탄생할 수 있었다. 그의 비주얼과 연기력으로 빚은 ‘조각’은 소설 속 그만큼이나 매력적이다.
“처음엔 이혜영 선배가 몇 번이고 못하겠다고 포기하려 하더라고요. 캐릭터의 중층적인 맥락을 스스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리고 액션 연기도 가짜로 보이면 어쩌나 두려움에 덜덜 떨기도 했고요. 하지만 전 그런 ‘공포’는 배우로서 좋은 자세고, 제가 배우에게서 꺼내어볼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도 생각했어요. 특유의 목소리도 정말 좋았고, 이 이상한 판타지 세계 속 전설적인 존재의 아우라와 너무나도 잘 어울렸죠. 실제 액션에서도 연습량에 비해서 타고났구나 느낄 정도로 잘 해냈고요. 그래서 마지막 촬영 땐 제가 ‘컷’을 외치고 이혜영 선배를 안아주다고 왈칵 눈물이 쏟아졌어요. 아마도 저 역시 이 작업이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에요. 영화가 새로 태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 북받쳤죠.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니까요.”

■쟁점3. ‘투우’ 스핀오프를 기대해
그가 ‘조각’만큼이나 공들인 건 ‘투우’다. 앞서 말한 것처럼 늑대인간으로 만들었다가 여성으로도 바꿔보기도 했다.
“원작에서 ‘투우’는 조각과 단 세 번밖에 안 만나요. 그래서 투우의 전사가 필요했고, 그의 세계를 8부작 시리즈 트리트먼트로 써보기도 했죠. ‘조각’이 떠나고 이후 소년 투우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아빠의 죽음을 목도했다면 그 충격은 엄청날 거고, 그 누구도 믿지 않는 사람으로 컸을 거예요. 믿고 따르던 ‘조각’에 대한 배신감과 외로움, 그리고 광기로 무장하고 ‘인정받기 위해선 뭐든지 하는’ 그런 캐릭터가 되었을 것 같아요.그러면서도 조각을 꼭 만나야만 하는 목표가 있는 남자. 원작 속 ‘투우’는 원작자도 허공으로 이미지를 던져놓았기 때문에 제가 그 안을 자유롭게 채우며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었고요. 김성철도 이를 모두 이해했고, 조각과 섹슈얼한 텐션을 지키면서도 화해의 순간엔 모든 걸 감정적으로 터뜨리는 연기를 해냈어요. 영화가 잘 된다면, 스핀오프 시리즈에 요청이 있을 수도 있겠죠? 하하.”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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