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어두워진 진단…KDI "'경기 둔화' 시사 지표 곳곳서 점증"
"대외 여건 급격 악화…내수 증가도 미약"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점차 증가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지금까지는 주로 ‘경기 하방 위험’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나 이보다 한층 부정적인 ‘둔화’ 진단을 내리며 우리 경제에 큰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미국의 관세 인상 등 때문이다.

KDI는 12일 발간한 ‘2025년 경제동향 5월호’에서 이같이 밝힌 뒤 “건설업 부진이 내수 회복을 제약하는 가운데 통상 여건 악화로 수출이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KDI는 올해 초 경제동향 1월호에서 2023년 1월 이후 2년 만에 ‘경기 하방 위험’을 언급한 데 이어 2~4월호에서도 같은 진단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달에는 더 부정적인 ‘경기 둔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특히 KDI는 “미국의 관세 인상에 따른 통상 여건 악화로 일평균 수출이 대미국 수출을 중심으로 감소했다”며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생산과 내수 증가세도 낮은 수준에 머무른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달 국내 전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증가했으나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0.6% 감소했다. 특히 대미 수출액은 6.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인상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품목별로도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인 자동차(-20.7%)와 철강(-11.6%)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내수 부진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소비는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승용차가 3월에도 10.0% 증가해 소매 판매(1.5%)를 견인했다. 그러나 승용차를 제외하면 소매 판매는 0.5% 증가에 그쳤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3.8로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았고 3월 건설기성은 14.7% 급감했다. 다만 3월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26.8%) 확대에 힘입어 14.1% 증가했다.
KDI는 “통상 여건 악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향후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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