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매수인 부담' 특약…대법 "세금 감면 안 돼도 계약대로"

서민지 2025. 5. 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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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인, 세액감면 안 되자 납부 거부
대법 "특약대로 매수인이 양도소득세 전부 부담"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매수인이 양도소득세를 부담한다는 내용의 특약을 맺었다면, 세액감면 여부와 상관없이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가 B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지난 2022년 3월 B씨 등과 충북 진천군에 있는 한 토지를 9억4000만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에는 '양도소득세는 매수인이 부담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특약이 포함됐다.

이후 B씨 등은 세무법인을 통해 양도소득세 9915만원을 납부했다. 조세특례제한법상 거주자가 8년 이상 경작할 경우 세금을 감면해주는데, B씨 등은 해당 토지가 이에 해당한다는 전제로 양도세를 계산했다.

하지만 해당 토지는 세액감면 대상이 아니었고, 세무서는 A씨에게 양도세 약 1억7525만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A씨는 B씨 등에게 이같은 사실을 전달했지만 응하지 않자, 본인이 먼저 세금을 낸 뒤 매수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B씨 등이 특약에 따라 세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다.

1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판단을 달리했다.

2심 재판부는 "매매계약 당시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양도소득세가 대략 얼마 정도 부과될지에 대한 사전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며 "원고와 피고들 모두 원고가 감면대상에 해당한다는 전제하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B씨 등이 양도소득세를 내는 게 맞다며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특약의 객관적 의미는 '이 사건 토지 매매로 인해 원고에게 부과되는 양도소득세 전부를 피고들이 부담한다'는 것임이 명확하다"며 "피고들이 부담하기로 한 양도소득세가 특례조항에 따른 감면대상에 해당되는 전제하에 원고에게 부과되는 양도소득세라는 내용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들은 부동산등기부에서 원고가 '8년 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며 "피고들이 원고에게 세액 감면대상에 해당한다는 점을 증빙할 만한 자료 제공을 요구했다고 볼 만한 정황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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