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과할 생각 없나" "...." 첫 법원 공개 출석 때도 사과 안 한 윤석열
포토라인 지나쳐 여러 질문에도 묵묵부답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처음으로 지상 출입구를 통해 법원에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후 처음으로 서게 된 포토라인에 멈추지 않은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재판 종료 후 귀갓길에도 '12·3 불법계엄'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54분쯤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남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차량에서 내린 그는 서관 지상 출입구까지 약 25m를 경호원 호위를 받으며 도보로 직접 이동했다. 변호인단 중에서는 윤갑근 변호사만 윤 전 대통령 뒤를 따랐다.
윤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을 그대로 지나쳤다. '비상계엄 선포에 사과할 생각 있냐' '군부정권 이후 계엄을 선포한 첫 대통령인데 스스로 자유민주주의자라 생각하냐' '조기 대선에 할 말 없냐'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이 여전히 정치공세라고 보냐' 등 쏟아지는 취재진 물음에도 침묵했다.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서도 몇 차례 힐끔 쳐다볼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11일 대통령 관저에서 퇴거할 당시 지지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악수와 포옹을 하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였다. 질문하는 기자를 경호원이 끌어내듯 제지할 때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오전 재판이 종료되고 점심 식사를 위해 잠시 청사를 빠져 나갈 때도, 재판이 모두 끝나고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돌아가는 길에도 침묵을 지켰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본회의장)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지시를 들었다는 오늘 증인 진술에 대한 윤 전 대통령 입장은 무엇이냐'는 취재진 물음에 윤갑근 변호사가 대신 "증인이 착각을 해서 추측을 많이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대답할 뿐이었다.
이날 공개 출석은 서울법원종합청사 방호를 담당하는 서울고법이 이번 기일부터 지하주차장을 통한 진출입을 불허한 데 따라 이뤄졌다. 앞선 두 차례 공판 때는 많은 인파가 몰리고 민원인들 불편이 커질 것을 고려해 일반인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지하주차장 사용을 예외적으로 허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로 윤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 모습이 한 차례도 공개되지 않자 특혜 논란이 일었다. 앞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은 법원에 들어서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윤 전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도 2차 공판에서야 촬영이 제한적으로 허가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이날 오전 10시 15분부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3차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이 지난 1일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한 뒤 처음 열리는 공판이다. 이날 재판엔 박정환 육군특수전사령부 참모장과 오상배 수도방위사령관 부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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