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재정, 정부지원금 늘리고 정부책임 강화해야”
건보재정, 정부지원 비중 OECD 평균 이하
인구고령화로 보험료를 통한 재원 충당 한계
2025년 대비 1.7~3.1배 올리는 방안 제시

인구 고령화로 가계·기업이 내는 건강보험료만으로는 건강보험 재정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기존 정부지원금을 수입 기준(보험료)이 아닌 지출 기준(급여비)으로 지원 규모를 늘리고 정부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준현 건강정책참여연구소 소장은 9일 국회에서 열린 ‘노인의료비 국가책임제 시행을 위한 정책방안’ 토론회에서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정부지원 기준과 규모를 개선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건강보험 재정은 가계·기업이 내는 보험료와 정부 지원금으로 구성된다. 정부지원금은 일반회계(세금), 건강증진기금(담배부담금 등) 등을 통해 건강보험료의 20% 정도를 부담하도록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에 규정돼 있다. 하지만 올해 일반회계에서 12.1%, 건강증진기금에서 2.3%만 예산으로 편성됐다.
정부 지원의 건강보험 재정은 정부지원금 16%, 보험료 81%, 기타 3% 등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정부 27%, 보험료 62%, 기타 11%이다. 일본은 정부 지원 비중이 39%, 보험료 비중이 61% 수준이다. 향후 건강보험 재정이 보험료를 통한 재원 확충의 한계성을 고려했을 때 일반회계를 통한 공적 이전 금액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우리 사회구조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 의료비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024만명으로 전체 인구(5122만명)의 20%에 이른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건강보험 급여비는 45%를 차지하고 있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인구는 줄면서도 고령층이 늘어 의료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향후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2026년 적자 전환되고 2031년 누적 준비금이 모두 소진된다. 의료 공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선지급금 지급 등으로 건강보험 재정의 소진 시점은 이보다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정부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노인 의료비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의 불안 요소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 김 소장의 주장이다. 특히 김 소장은 정부지원금의 지급 기준을 보험료에서 건강보험 급여비로 변경하고 일반회계를 통해 편성하도록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전년도 건강보험 급여비를 기준으로 일정 비율을 적용해 정부지원금 규모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김 소장은 건강보험료와 정부지원금 부담 비율을 ▲(1안) 65세 미만 8:2, 65세 이후 2:8 ▲(2안) 전 연령 5:5 ▲(3안) 75세 이전 8:2, 75세 이후 정부지원 100% 로 하는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1~3안 모두 예산처가 2024년 내놓은 중기재정 전망에 따른 예상 정부지원금(14.1조원)의 1.7~3.1배 높은 규모다. 1안이 가장 높고 3안이 가장 낮다.
김 소장은 “정부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노인 의료비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의 불안요소를 해소하고, 건강보험만으로 의료비와 간병비 급여화 등 의료 안전망이 구현된다면 건강보험 재정 국가책임 회피와 노인 의료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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