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춤을 사랑하고, 삶을 춤추던 당신을 그리워하며
김은영 2025. 5. 12. 11:05

-5월 10일 오후 3시 국립해양박물관 야외에서 열린 고 강미희를 추모하는 즉흥춤 공연(박희진 사진가).
공교롭게도 지난 10일은 춤꾼 강미희(1964~2025)가 세상을 떠난 지 49일이 되던 날이다. 일부러 맞춘 것도 아니지만, 그가 평생을 바쳐 사랑한 춤으로 사십구재를 대신할 수 있어서 이날 함께한 스승, 선후배, 친구는 얼마나 기쁘고 슬펐는지 모른다.
올해 1월 제18회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운영위원회가 열렸을 때만 해도 고인은 이달에 있을 ‘릴레이 즉흥’과 ‘접촉 즉흥’에 참여하기로 했다. 3월, 즉흥춤축제 운영위원회는 고인의 춤 순서를 없애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함께하는 작은 춤판을 꾸리기로 했다. “즉흥춤축제의 원년 운영위원이자 즉흥의 자유로움과 치유의 깊이를 누구보다도 사랑”한 고인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추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꽃샘추위에다 바람마저 세차게 불었던 이날 고인의 언니, 남동생도 참석했다. 언니가 말했다. “우리 미희를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네!” 그 말에 또다시 먹먹해졌다. 노영재는 글을 써서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춤이 어떻게 서로의 고통을 감싸안을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탐구했고, 춤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오늘 이 자리, 우리 모두의 몸짓 안에도 살아 숨 쉽니다. 강미희 선생님, 당신은 늘 경계를 넘는 춤을 추셨습니다. 당신이 남긴 춤의 언어는 오늘 이 무대 위에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이어가겠습니다. 당신의 리듬, 당신의 숨결을. 이 공연은 당신께 바칩니다. 춤을 사랑하고, 삶을 춤추던 당신을 그리워하며.”

다 같이 춤출 때 흘러나온 마지막 배경 음악은 고인이 좋아하던 곡, 에밀루 해리스의 ‘영혼의 방랑자’였다. 노래 가사는 고인의 삶, 그대로였다. 춤을 추면서 사람들은 울었다. 즉흥춤 마지막엔 종이연꽃을 하늘 높이 들어 올리며 다 같이 크게 외쳤다. “강미희, 잘 가!” 그들은 남정호, 박은화, 김옥련, 신은주, 강희정, 노영재, 성은지, 함수경 춤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