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 후폭풍…노인이 노인 돌보는 시대 온다
2042년 31개 시·군·구 경제활동인구 절반 이상 감소
2043년까지 장기 요양 서비스 수요 2.4배 이상 증가
2043년 요양보호사 10명 중 7명 ‘60세 이상’

저출생·고령화로 사회·경제적 충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약 20년 뒤에는 100여개 시·군·구의 경제활동인구가 30% 이상 줄고, 요양보호사 10명 중 7명은 60세 이상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구 변화의 주요 부문별 전망과 대응 방향 연구’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보건복지부가 의뢰한 이번 연구는 통계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등을 활용해 미래의 시·군·구 간 노동 인력 불균형 정도 변화를 전망하고, 노인 돌봄 서비스 수요와 서비스 공급 인력 규모 등을 추계했다.
보고서는 2042년까지 강원, 경북, 경남, 전북, 전남의 대다수 시·군·구와 충청 지역 일부 시·군·구에서 경제활동인구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105개 시·군·구는 30% 이상, 31개 시·군·구는 50% 이상 감소율을 기록했다. 경제활동인구는 15세 이상 인구 중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 구직활동 중인 사람을 뜻한다.
현재(2022년 기준)는 경제활동인구가 ‘1만명 미만’인 시·군·구가 없지만, 2042년에는 15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1만명 이상 3만명 미만’인 시·군·구도 49곳에서 69곳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제활동인구가 ‘10만명 이상 20만명 미만’인 시·군·구는 64곳에서 41곳으로, ‘3만명 이상 5만명 미만’인 시·군·구는 36곳에서 23곳으로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현재 인구 감소를 경험하는 지방자치단체 대부분이 선호하는 대응 방안은 청년 유입을 늘리는 정책일 것”이라며 “청년이 선호하는 직종 일자리를 늘리고 기존 일자리의 근로 환경과 조건을 개선하는 작업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이어 “쇼핑, 문화, 사회복지 관련 시설 등 거주 여건 개선도 청년 유출을 줄일 방안”이라며 “결혼한 젊은 인구의 순유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출산 지원금 지급 외에도 의료·보육시설, 학교 등 아동과 청소년 관련 인프라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 요양 서비스 수요는 2043년까지 2.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가 초고령자(75세 이상)로 진입하는 2030~2038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 요양보험 5개 등급 중 돌봄 강도가 강한 1, 2등급 위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2023년 기준 761만명 수준인 요양보호사 규모는 10년간 지속적으로 늘어 2034년 80만6000명으로 정점에 이른 후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요양보호사 상당수가 50·60대 여성으로 해당 연령대 여성 인구가 2034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전체 요양보호사 중 60세 이상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들의 비중은 2023년 63.1%에서 2043년 72.6%로 9.5%포인트 증가한다.
이에 따른 장기 요양 인력의 업무 부담도 빠르게 늘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기준 요양보호사 1인당 서비스 수요자는 1.5~1.9명 수준이지만, 2030년에는 1.9~2.4명, 2040년에는 3.0~3.7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양보호사 인력의 업무 부담을 2023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 규모는 2035년 49만8000명, 2040년 77만명이다.
2023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2043년 지역별 추가로 필요한 요양보호사 인력 규모는 ▲경기 27만8500명 ▲경남 7만8692명 ▲인천 7만4960명 ▲부산 6만9234명 ▲경북 5만4734명 ▲대구 4만9582명 ▲충남 3만6430명 ▲대전 3만1950명 ▲강원 3만710명 ▲충북 2만9390명 ▲전남 2만7449명 등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인구구조 변화뿐만 아니라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따른 수요 확대, 보장성 강화 등 정책 변화까지 고려하면 노인 돌봄 서비스 수요가 더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며 “반면 서비스 인력 공급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요양보호사 인력 확충을 위한 정책 대응이 시급한 과제이고, 전체 인력을 확충하는 것과 함께 지역별 수급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세부적 정책 대응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인력 확충과 더불어 고령층 건강 관리를 통해 돌봄 상태로의 진입을 지연시키고 노인 돌봄서비스 수요를 관리하는 노력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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