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첫 '관세 담판' 종료… '美 낙관' vs '中 신중', 온도 차
공동성명 발표할 듯… 경색 관계 개선 신호
관세 인하 땐 ‘통상 전쟁→대화 모드’ 의미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뒤 미국과 중국 간 첫 고위급 ‘관세 담판’이 종료됐다. 협상 결과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미국과 이제 협상 토대가 마련됐다며 상대적으로 신중한 중국 간에 온도 차가 없지 않다. 다만 교역 단절 지경에까지 이른 세계 1, 2위 경제 대국 간 통상 갈등은 일단 누그러질 조짐이다.
미국 측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중국 측의 ‘경제 실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차관),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 등은 스위스 제네바 ‘빌라 살라딘’(유엔 제네바 사무소 상임대표 공식 거주 시설)에서 10일(현지시간) 10시간에 이어 11일에도 수 시간 동안 무역 협상을 진행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얼마나 빨리 합의에 도달했는지”
베선트 장관은 11일 협상을 마친 뒤 현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매우 중요한 무역 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이 상당한 진전(substantial progress)을 이뤘다는 것을 기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논의는 생산적이었다”며 “어젯밤 나와 통화한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 완전히 알고 있다. 내일(12일) 오전에 완전한 브리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는 “매우 건설적인 이틀이었다”며 “우리가 얼마나 빠르게 합의(agreement)에 도달할 수 있었는지 이해하는 게 중요한데, 그것은 아마도 양국 간 차이가 생각했던 것처럼 크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기는 하지만 이 이틀간 많은 기초 작업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애초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은 미국이 중국에 (연간) 1조2,000억 달러(약 1,679조 원)의 무역 적자가 있고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중국 측과 달성한 합의는 우리가 국가 비상 사태 해결을 위해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후 베선트 장관과 그리어 대표의 발언을 담은 보도참고자료를 ‘미국, 제네바에서 중국과 무역 합의(trade deal) 발표’라는 제목으로 언론에 공유했다.
“일부 차이·마찰 불가피” 단서

중국 측도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허리펑 부총리는 협상 뒤 취재진과 만나 “회담은 솔직하고 건설적이었다”며 12일 공동 성명이 배포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담은 중요한 첫걸음이었다. 우리는 중요한 컨센서스를 이뤘다”며 “회담에서는 (논의의) 토대 및 조건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은 통상·경제 협의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고 후속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적인 측면만 얘기한 것은 아니다. 그는 “우리는 세계 경제에 더 많은 확실성과 안정성을 불어넣겠지만 (양국 간) 일부 차이와 마찰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또 “중국은 무역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필요시)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리청강 상무부 부부장은 협의 메커니즘과 관련해 “무역 및 상무와 관련해 정기·비정기적 소통이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설명을 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중 공동성명 발표 이례적”
외신들은 대체로 이날 미중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협상팀의 낙관적인 발언은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우려를 촉발시킬 정도로 격화한 양국 간 무역 전쟁이 누그러질 수 있다는 첫 신호”라고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중이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로 합의한 것은 최근 몇 년간 경색된 양국 관계를 감안할 때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양국 모두 합의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중국이 펜타닐(합성 마약의 일종) 원료 미국 밀수출 대응과 대미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 등에 대해 성의를 보이고 현재 양국이 상대국에 부과 중인 100% 초과 초고율 관세를 조금씩 내리기로 합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양국이 상호적으로 ‘폭탄 관세’를 일부라도 인하하기로 합의했을 경우 이는 양국 간 통상 전쟁이 대화 모드로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145%(품목별 최고 24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이에 맞서 대(對)미국 관세율을 125%로 인상한 상황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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