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서 문화생활 ‘그림의 떡’ 맞춤형 시설·프로그램 필요
시설 접근성·개수 도농 격차 커
2020년 대비 관련 예산 줄기도
인구유입 저해…정부 지원 절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기준 지역문화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시와 농촌 간 문화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동차를 타고 공연장·영화상영관·박물관·미술관·문학관 등의 문화예술시설에 접근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시와 구 지역은 평균 12.5분과 5.5분이 소요됐지만, 농촌이 대다수인 군 지역은 22.1분이 필요했다.
이들 시설의 개수도 군 지역은 평균 7.4개로 시(19.6개)와 구(19.7개)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
지역별 문화 여건 지표에 가중치를 부여해 분석한 지역문화지수 결과에서도 도농 간 차이가 드러났다. 지역문화지수가 낮을수록 해당 지역의 문화 여건이 열악하다는 뜻인데 도시지역의 지수가 0.277을 기록한 반면 도농복합지역은 0.100, 농촌지역은 -0.284를 나타냈다. 재정자립도가 낮을수록 지수가 하락하는 상관관계도 있었다.
실제 농촌 주민들도 지역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즐기기 어렵다고 말한다. 충북 증평에 거주하는 청년농 송명희씨는 “농촌까지 직접 찾아오는 전시나 공연이 많지 않아 근처 대전까지 1시간 넘게 나가야 한다”며 “광역시 인근에 살지 않는 청년농들은 접근성이 떨어져 아예 문화생활에 관심을 끄고 사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정부는 문화 격차를 줄이고 지역문화사업을 증진하기 위해 5년마다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 지역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영향으로 이번 실태조사에서 2020년 조사와 시계열 비교가 가능한 18개 지표 중 13개는 여건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20년과 비교했을 때 광역 지방자치단체와 기초 지자체의 전체 예산 대비 문화 예산 비율은 각각 0.32%포인트, 0.15%포인트 감소하면서 지자체 차원의 예산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는 남는다.
전문가들은 도시와의 현저한 문화 격차가 외부 인구의 농촌 유입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문화 격차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현 농협 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농촌 주민도 도시민과 동일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문화 서비스에 최소한의 접근성을 갖출 수 있도록 지역 내 문화 향유 최적 기준선(Local Optimum)은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분산된 농촌 마을에 최적화된 맞춤형 문화시설과 프로그램을 거점 지역에 마련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업은 일반적으로 경제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지역문화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환경취약지역’을 선정해 도농 문화 격차 해소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