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개 소도시 훑은 李 “가만 있으면 상대가 자빠져 이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1일 전국 소도시 순회를 마쳤다. 그는 “정말 잘한 것 같다. 수첩이 빼곡해졌고, 할 일도 많아졌다”고 밝혔다. 지난 1일부터 경청 투어를 통해 51개 지방 소도시를 방문했는데 영남 지역을 호남보다 더 많이 찾았다. 국민의힘이 ‘후보 단일화 파동’을 겪는 동안 이른바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차원이다.
이 후보는 지난 9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경북 경주·영천·칠곡·김천·성주·고령을 방문했다. 지난 4일 영주·예천 등을 찾은 지 닷새 만에 다시 영남 지역을 찾은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6·25 전쟁 영웅인 백선엽 장군 동상이 있는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 기념관을 방문했다. 이 후보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사람들에게 (정치적) 거리가 뭐가 중요하냐”고 했다. 중도·보수 진영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국민의힘 후보로 최종 결정된 김문수 후보를 직접 공격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10일 경남 진주에서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교체 파동’에 대해 “그게 무슨 정당이냐”며 “(후보 교체는) 친위 쿠데타”라고 했다.

경남 창녕군 창녕공설시장 앞에서는 “정치는 우리가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가만히 있으면 상대방이 자빠지고, 그럼 우리가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 말씀 중 제가 자주 쓰는 말”이라며 “정치는 이익을 노리고 막 움직이다 보면 반드시 걸려 자빠지게 돼 있다. 어느 집단(국민의힘) 보니까 그 생각이 든다”면서 “전 아무 짓도 안 했다”라고 했다. 그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최근 통화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창녕은 홍 전 시장의 고향이다.
이 후보는 또 11일 전남 영암에서는 “내란을 비호하는 후보가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겠느냐”며 “김 후보는 국민의힘과 국민의힘 1호 당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총부리를 들이댄 내란 행위에 대해 석고대죄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서 신속대응단장을 맡고 있는 강득구 의원은 이날 김문수 후보의 과거 발언을 모은 ‘진짜 망언집’을 발표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김문수 후보의 여성 비하, 약자 조롱, 역사 왜곡, 노골적인 차별 발언, 막말로 점철된 갑질 행태까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시작된 검찰의 수사·기소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이 후보는 11일 전남 강진에서 “강진 하면 정약용이 떠오른다. 유배 생활을 18년 했다고 하는데 제가 당한 10년에 비하면 훨씬 길다”고 말했다. 이날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인 강진군을 비롯해 화순·해남·영암군을 찾은 이 후보는 시민들 앞에서 다산의 유배를 자신의 정치 생활에 빗대어 이렇게 말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제가 당한 10년’은 자신의 사법 리스크 등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또 “다산은 상대 진영을 만나서 끝없이 소통하고 길을 찾아냈다. 현대식 표현으로 하면 좌우가 상관없는 것이고 편 가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정치적 박해에도 실용주의를 추구한 다산의 정신을 되새기겠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 동행한 박지원 의원은 “이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환생해서 온 것으로 생각한다”며 “김 전 대통령처럼 실용적인 이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했다. 정청래 의원은 “김대중이 이재명이다, 이재명이 김대중이다”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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