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관대표회의, '사법의 정치화'  막겠다면 대선 이후로

2025. 5. 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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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법원 파기환송심 판결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회의를 열기로 결정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모습. 뉴시스

전국 법관 대표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상고심 판결을 둘러싼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26일 임시회의를 열기로 했다. 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 등 사법부 독립 침해 문제도 함께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개별 재판을 두고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열리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법관대표회의는 전국 각급 법원에서 선출된 대표 판사 126명이 참여해 사법행정 및 법관 독립에 관해 의견을 표명하거나 건의하는 회의체다. 구성원 5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개최할 수 있다. 투표시한을 연장까지 하며 어렵사리 정족수(26명)를 채우긴 했지만, 이례적으로 특정 재판을 두고 회의 개최를 결정했다는 건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는 판사들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대법원은 “선거법 취지에 따라 신속·집중 심리를 했다”고 밝혔지만, 대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의 재판에 전례 없는 속도전을 펴면 정치적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걸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균등한 선거운동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 공정성 논란을 없애겠다”며 첫 공판을 대선 이후로 연기한 건 이러한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

이번 회의가 사법에 정치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현실적 방안을 모색하는 치열한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 판사들의 진영 논리에 따라 둘로 쪼개진다면 '사법의 정치화'를 해소하긴커녕 더욱 부추기는 결과만 낳을 것이다. 더구나 이번 회의는 대선 코앞의 민감한 시기에 열리는 만큼 또 다른 정치적 오해를 낳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회의 개최 시기를 아예 대선 이후로 늦추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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