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투혼과 품격”… 37세 신지애와 40세 후지타가 쓴 명승부
고온에 시달리며 완주한 후지타, 끝까지 상대를 존중하며 최선 다한 신지애

2025년 5월 11일, 일본 이바라키 골프클럽에서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메이저 대회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은 승부 이상의 감동을 안겼다. 시즌 최다인 9752명의 갤러리 앞에서 펼쳐진 최종 라운드와 연장 승부는, 37세의 신지애와 40세의 후지타 사이키(일본), 두 베테랑 골퍼의 스포츠맨십이 빛난 명승부였다.
최종합계 7언더파로 나란히 정규 라운드를 마친 두 선수는 18번홀(파5)에서 연장전을 벌였다. 승부는 세 번째 샷에서 갈렸다. 신지애는 4번 유틸리티로 75야드 지점에 볼을 세운 뒤, 54도 웨지로 핀 50cm에 붙이는 절묘한 어프로치를 성공시켰다. 반면 후지타는 러프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이 그린을 지나쳐버렸고, 결국 파에 그쳤다.
버디를 성공시킨 신지애가 2년 만에 투어 29승째(비회원 2승 포함 31승째)를 올렸고, 영구 시드가 걸린 통산 30승 고지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두게 됐다. 그는 “오늘 핀 위치는 매우 까다로웠다. 두 번째 샷이 좋았기에 가능했던 결과”라며 겸손을 잃지 않았다. 이어 “후지타가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런 모습을 보며 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덧붙였다.
대회 전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후지타는 대회 이틀째 39도 고열과 기침에 시달렸다. 의료진은 기권을 권했지만, 후지타는 이를 무릅쓰고 완주했다. 후지타는 마지막 날 16번홀에서는 구토 증세로 주저앉기도 했다.
경기 직후, 후지타는 그린 옆에서 동료 품에 안긴 채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다”며 울먹였다. 이어 트레이너에게 업혀 코스를 떠났고,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다. 치료를 받은 후지타는 다시 골프장으로 돌아와 “가벼운 열사병 증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소동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신지애에게 “우승을 제대로 축하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따뜻한 포옹을 나누었다.
신지애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후지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골퍼 중 한 명이다. 그가 얼마나 메이저 우승을 원하는지 알기에, 오늘 그의 분투는 존경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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