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유입을 ‘미국에 대한 침공’ 간주…백악관 ‘인신 보호 청원’ 중단 검토 논란
법조계 “헌법에 명시”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민자 단속 과정에서 인신 보호 청원(habeas corpus·해비어스 코퍼스) 시행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추방 대상에 올라 구금된 이민자들이 법원에 문제를 제기할 권리를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미국 헌법에 명시된 권리를 침해하는 조치이며, 대통령에게 그럴 권한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전날 기자들에게 “헌법은 침략을 당한 때에는 해비어스 코퍼스라는 특권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면서 “그 옵션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많은 부분은 법원이 옳은 일을 할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해비어스 코퍼스는 구금된 개인이 자신의 신체적 자유가 제한받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법원 심사를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미국 헌법 1조는 해비어스 코퍼스가 ‘반란이나 침략 등 공공 안전을 위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단될 수 없는 권리’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미헌법센터에 따르면 미 역사상 이 권리가 정지된 경우는 남북전쟁 시기와 일본의 진주만 공격 직후 하와이 지역 등 네 차례에 불과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자 유입 물결로 인한 미국 내 불법 체류자 증가를 미국에 대한 ‘침공’이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 3월에는 ‘적성국국민법’(AEA)에 근거해 베네수엘라인 200여명을 범죄조직원으로 규정해 강제 추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추방 대상자가 법적 절차를 거칠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까지도 드러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구상이 실제로 옮겨지면 트럼프 행정부와 법원의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은 잇따라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최근 연방판사 3명은 이민자 유입이 침공에 해당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반박하는 결정을 발표했다. 지난달 18일 연방대법원은 적성국국민법을 활용한 베네수엘라인 강제 추방을 일시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기도 했다. 조지타운 법학연구소 스티브 블라데크 교수는 해비어스 코퍼스 중단 권한이 오직 의회에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을 두고 “유일한 이유는 법정에서 패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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