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 농성 8시간 만에 광안대교 내려온 형제복지원 피해자

조성우 기자 2025. 5. 1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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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우 씨, 병원 옮겨져
진화위 활동 연장 등 요구

부산 광안대교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이던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최승우(57) 씨가 약 8시간 만에 다리에서 내려왔다.

11일 오후 7시30분 부산 광안대교 상판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던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최승우(57) 씨가 8시간 만에 다리에서 내려왔다. 사진은 소방 크레인에 의해 구조되는 모습. 덕성원 피해생존자협의회 제공


11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30분께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최승우 씨가 광안대교 고공 농성을 멈추고 다리에서 내려왔다. 오전 11시27분 광안대교 상판에 올라가 고공 농성을 벌인 지 약 8시간 만이다. 최 씨는 소방 크레인을 통해 구조됐으며, 병원으로 옮겨졌다. 특별히 부상을 입진 않았으나, 오랜 기간 고공에 있다 보니 긴장으로 인한 근육통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농성 현장을 찾은 시 조영태 행정자치국장과 대화를 나눈 뒤 다리에서 내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농성으로 통제하던 1개 차로의 통행을 정상화했다.

최 씨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화위)의 연장과 전면 재구성 등을 호소하며 다리에 올랐다. 그는 “진화위 조사 활동이 오는 26일 종료되는데 피해 조사와 책임 소재 판별을 위해선 활동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며 “시가 피해자 배상 판결에 항소하는 것도 모순”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1982년 중학생 시절 급식으로 받은 빵을 들고 귀가하다가 ‘빵 도둑’ 누명을 쓰고 형제복지원에 끌려갔다.

앞서 최 씨는 2023년 5월에도 광안대교 난간에 올라 12시간가량 고공 농성을 벌였다. 시의 형제복지원 피해자 지원 대책 등을 촉구했으며, 당시 시 이성권 경제부시장이 그를 찾아 설득한 끝에 내려왔다. 이 일로 업무방해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2019년과 2020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국회 앞 노숙 농성을 벌이며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법 제정을 촉구했다.

또 다른 강제수용시설인 덕성원의 피해생존자협의회 안종환 대표도 이날 소식을 듣고 낮 12시 광안대교를 찾았다. 그는 상판에 오르진 않았지만 최 씨의 뜻을 지지하며 정부와 시가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안 대표는 “덕성원 설립자의 자녀들이 버젓이 부산에서 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시를 비롯한 국가가 나서 환수해야 한다”며 “시가 요구사항을 들어주기로 했고, 약속을 지킬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월 그는 해운대경찰서에 이러한 혐의의 수사를 요구하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아권익연대도 이날 안 대표와 뜻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형제복지원과 덕성원은 강제수용시설로, 각각 1960년대와 1970~1980년대 운영돼 수용자들을 학대 및 폭행한 곳이다. 앞서 진화위는 형제복지원 사건을 중대한 인권 침해 사건으로 판단하고, 덕성원에서도 폭행과 성폭행 등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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