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걸개에 수놓은 反원전 메시지…관객 어떻게 해석할까요”
“관람객들이 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또 즐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오랜만에 아트페어에 참여했어요.”

‘아트부산 2025’가 열리는 벡스코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하는 작품이 방정아(57) 작가의 신작이다. 높은 천장에서 내려뜨린 대형 걸개형 천 작품은 하늘거리는 소재에 작가의 강렬한 메시지가 더해져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트부산 기획 전시 ‘커넥트’에서 맥화랑과 함께 대형 신작을 선보인 방정아 작가를 지난 9일 벡스코에서 만났다. 그는 러시아 개러지 미술관 관계자들이 작업실을 찾는 등 행사기간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아트페어라는 자본의 논리에 의한 행사에 자본의 논리를 거부하는 작품을 전면에 배치한 것은 아트부산의 포용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아트페어에서 이렇게 큰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색다른 경험이기도 하고요. 작품의 주제는 저에게서 출발하지만 해석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관람객의 반응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어요.”
부산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탈핵 등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는 그는 이번 신작에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얼씨구 절씨구’는 환경 정치권력 등으로 억압된 현실에서 어깨춤을 추는 뒷모습을 통해 저항과 체념의 복잡한 감정을 담아냈고, ‘올리버 스톤의 수영’에서는 친(親) 원전 내용을 담은 올리버 스톤 감독의 다큐멘터리 ‘뉴클리어 나우’를 모티브로 삼아 반(反) 원전 메시지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특히 소재로 사용한 반투명한 천들이 주는 아름다움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연 개인전에 선보였던 작품들로, 현지에서 ‘정말 심각한 주제를 아름답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그때 ‘그게 관람객에게 다가가는 방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의 부조리한 부분을 전하되 그것을 좋은 소비재로 접근한다면 더 많은 이에게 보여줄 기회가 생기고, 제가 전하고자 하는 의도도 널리 알릴 수 있으니까요.”
방정아 작가는 하반기에도 분주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번 달 광주에서 열리는 ‘오월미술제’에 참가하고, 오는 9월에는 맥화랑에서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지난해 수상한 ‘오지호미술상’과 연계해 광주에서 전시도 준비한다.
“하반기 선보일 작품들은 2025년 저에게 더 가깝게 여겨지는 주제들이 담길 것 같은데, 요즘 존재론에 관심이 많아요. 그렇지만 존재의 출발은 일상, 발바닥은 현실에 닿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여전히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현실을 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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