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닫는 게 도움”…尹 ‘김문수 지지 선언’에 국힘 일각 ‘부글부글’

박성의 기자 2025. 5. 1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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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金-韓 단일화’ 실패하자 침묵 깨고 SNS에 글 게시
尹 “우리의 반대편은 강력…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국힘 선대위 격앙…“중도 확장을 가로막는 심각한 악재”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결코 선거에 도움 안 되는 공개 메시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중도 확장을 가로막는 심각한 악재다." (양향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그 입 다물기 바란다.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거친 반발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12·3 비상계엄' 여파 속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윤심'(윤 전 대통령의 의중)은 보수의 힘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 일각에선 대선 승리를 위해 윤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월11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 앞에 도착해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尹, 한덕수 아웃되자 김문수 지지 선언

그간 정치권에선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출마 배경엔 '윤심'이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 만연했다. 윤 전 대통령이 반대했다면 당적도, 당내 세도 없던 한 전 총리가 대권 도전을 결심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해석에서다. 한 전 총리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으나, 친윤(親윤석열)계 의원들과 지도부가 '김문수-한덕수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윤심 후보설'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실제 전날까지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한덕수 후보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단일화 거부 책임을 물어 김문수 후보의 대선주자 입지를 박탈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서울남부지법이 김 후보 측이 대선주자 입지를 인정해달라는 취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다.

그러나 변수가 발생했다. 10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대선 후보를 한 후보로 교체하는 데 대한 찬반을 묻는 전 당원 투표를 한 결과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많게 조사됐다. 이로써 김 후보에서 한 후보로 대선 후보를 교체하려고 했던 국민의힘 지도부의 시도는 법이 아닌 '당심' 앞에 무산됐다.

그러자 침묵하던 윤 전 대통령이 입장을 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께 드리는 호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후보 교체 논란 끝에 당 후보로 확정된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후보가 제시하는 '원칙을 지키는 정치'는 바로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지금 거대 야당의 전체주의적 행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차이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른다"고 했다. 이어 "저 윤석열은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긴급기자회견을 마치고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대통령후보실로 이동해 캠프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친한계 "제명하라" 반발 속…선대위도 '전전긍긍'

통상 대선 정국에서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당을 하나로 묶는 촉매제가 된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오히려 당 분열의 도화선이 된 모습이다. 특히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파국' 이후 친윤계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친한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12·3 비상계엄' 여파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반성도, 사죄도 아닌 필승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는 건 '이율배반'이란 지적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오늘처럼 윤 전 대통령이 결코 선거에 도움 안 되는 공개 메시지를 계속 내면서 당에 관여하려는 상황에서는 출당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글에서는 "테마주 주가조작 같은 한덕수 띄우기로 우리당 대선을 분탕질하고 이재명에 꽃길 깔아준 사람들의 배후는 누구인가"라고 반문하며 "친윤들이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이렇게까지 끌려다니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이번 대선후보 재선출 시도 배후세력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지목했다.

친한계 좌장인 조경태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해 "그 입 다물기 바란다.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다"라며 "빨리 출당시키든지 정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글에서는 "위헌적 비상계엄으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한다"며 "그를 따르는 비상계엄 옹호세력과도 철저히 분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첫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 지지를 놓고 "당 입장에서는 중도 확장을 가로막는 심각한 악재"라며 "계엄에 대해 국민에게 엄숙하게 사과해야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당이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필패"라며 "후보자와 그 배우자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당에 있는 낡은 시대의 잔재들을 모두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윤재옥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선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 메시지를 둘러싼 당 일각의 비판에 "개별 메시지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하는 거 자체가 선거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 제명 혹은 출당 논의 계획에 대해 "지나간 일에 매몰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희석되지 않도록 선거 메시지를 관리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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