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닫는 게 도움”…尹 ‘김문수 지지 선언’에 국힘 일각 ‘부글부글’
尹 “우리의 반대편은 강력…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국힘 선대위 격앙…“중도 확장을 가로막는 심각한 악재”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결코 선거에 도움 안 되는 공개 메시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중도 확장을 가로막는 심각한 악재다." (양향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그 입 다물기 바란다.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거친 반발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12·3 비상계엄' 여파 속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윤심'(윤 전 대통령의 의중)은 보수의 힘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 일각에선 대선 승리를 위해 윤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尹, 한덕수 아웃되자 김문수 지지 선언
그간 정치권에선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출마 배경엔 '윤심'이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 만연했다. 윤 전 대통령이 반대했다면 당적도, 당내 세도 없던 한 전 총리가 대권 도전을 결심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해석에서다. 한 전 총리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으나, 친윤(親윤석열)계 의원들과 지도부가 '김문수-한덕수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윤심 후보설'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실제 전날까지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한덕수 후보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단일화 거부 책임을 물어 김문수 후보의 대선주자 입지를 박탈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서울남부지법이 김 후보 측이 대선주자 입지를 인정해달라는 취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다.
그러나 변수가 발생했다. 10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대선 후보를 한 후보로 교체하는 데 대한 찬반을 묻는 전 당원 투표를 한 결과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많게 조사됐다. 이로써 김 후보에서 한 후보로 대선 후보를 교체하려고 했던 국민의힘 지도부의 시도는 법이 아닌 '당심' 앞에 무산됐다.
그러자 침묵하던 윤 전 대통령이 입장을 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께 드리는 호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후보 교체 논란 끝에 당 후보로 확정된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후보가 제시하는 '원칙을 지키는 정치'는 바로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지금 거대 야당의 전체주의적 행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차이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른다"고 했다. 이어 "저 윤석열은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제명하라" 반발 속…선대위도 '전전긍긍'
통상 대선 정국에서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당을 하나로 묶는 촉매제가 된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오히려 당 분열의 도화선이 된 모습이다. 특히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파국' 이후 친윤계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친한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12·3 비상계엄' 여파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반성도, 사죄도 아닌 필승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는 건 '이율배반'이란 지적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오늘처럼 윤 전 대통령이 결코 선거에 도움 안 되는 공개 메시지를 계속 내면서 당에 관여하려는 상황에서는 출당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글에서는 "테마주 주가조작 같은 한덕수 띄우기로 우리당 대선을 분탕질하고 이재명에 꽃길 깔아준 사람들의 배후는 누구인가"라고 반문하며 "친윤들이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이렇게까지 끌려다니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이번 대선후보 재선출 시도 배후세력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지목했다.
친한계 좌장인 조경태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해 "그 입 다물기 바란다.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다"라며 "빨리 출당시키든지 정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글에서는 "위헌적 비상계엄으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한다"며 "그를 따르는 비상계엄 옹호세력과도 철저히 분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첫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 지지를 놓고 "당 입장에서는 중도 확장을 가로막는 심각한 악재"라며 "계엄에 대해 국민에게 엄숙하게 사과해야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당이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필패"라며 "후보자와 그 배우자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당에 있는 낡은 시대의 잔재들을 모두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윤재옥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선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 메시지를 둘러싼 당 일각의 비판에 "개별 메시지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하는 거 자체가 선거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 제명 혹은 출당 논의 계획에 대해 "지나간 일에 매몰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희석되지 않도록 선거 메시지를 관리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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