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시간 천하'로 끝난 국힘 한밤 중 막장 드라마

대선 후보 선출을 둘러싼 국민의힘 막장 드라마가 결국 당원들의 제동으로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이 10일 김문수 대선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는 안건을 전 당원 투표에 부친 결과, 예상과 달리 부결된 것이다. 이로써 당 지도부의 대선 후보 강탈 작전은 '20시간 천하'로 끝을 맺었고, 김 후보는 우여곡절 끝에 기사회생해 국민의힘 후보로 공식 등록했다.
국민의힘 비대위가 10일 새벽 저지른 막장극을 시간대별로 보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당 지도부는 단일화 합의가 무산됐다는 이유로 김문수 후보를 쫓아내고 그 자리에 한덕수 후보를 앉히기 위해 한밤중 기습작전을 감행했다.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한 뒤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단 1시간 동안만 새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았다. 그리고 모두가 잠든 새벽 3시 30분 한 후보는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미리 준비한 서류 32가지를 제출하고 '나 홀로 후보' 등록까지 마쳤다. 비대위는 이후 새벽 4시 40분 대선후보를 한 후보로 교체하는 안건을 의결하며 회의를 종료했다.
우리 정치사에 전례가 없고, 동네 반장선거에서도 볼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누가 봐도 오로지 한덕수 한 사람을 위한 잘 짜인 각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럴 거면 왜 3차 경선까지 하면서 어렵게 대선 후보를 뽑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국민 사기극'이나 '심야 빈집 털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다.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했던 인사들도 이구동성으로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고 했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한밤중 후보 약탈 교체로 자폭을 하는구나"라며 개탄했다. 안철수 의원은 "한밤중 기습 쿠데타, 막장극 자행"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는 당 지도부의 과오를 당원들의 손으로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사필귀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12·3 비상계엄 이후 보수 진영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건강한 보수가 더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이제 친윤(친 윤석열)과 탄핵의 늪에서 빠져나와 김 후보를 중심으로 대선 본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선 후보만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꾸겠다는 자세로 당을 재정비하고 쇄신책을 내놓기 바란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뉴스 즉설]장동혁 또 울린 한동훈, 서문시장 찍고 부산 구포시장 - 대전일보
- 대전 ‘빵택시’ 3월 부활…이번엔 ‘고급 택시’로 달린다 - 대전일보
- 서산 아파트서 70대 남성 숨진 채 발견…방 안 화재 흔적 - 대전일보
- 李 대통령, 이란 폭격 상황 보고받아… "교민안전 최우선" 지시 - 대전일보
- 李대통령도 이제 '틱톡러'…"팔로우, 좋아요, 댓글까지 아시죠?" - 대전일보
- 靑 "NSC 회의 소집, 이란 상황 예의주시 하면서 사태 장기화 염두" - 대전일보
- 트럼프, 이란 하메네이 사망 발표… "전세계 위한 정의" - 대전일보
- 李대통령 "나에겐 애착있는 집…부동산 투기꾼 취급 말길" - 대전일보
- 트럼프 "미군, 이란 내 중대전투 시작… 이란 국민들 정부 장악하라" - 대전일보
- 박범계, 출판기념회서 전격 삭발… "대전충남 통합 포기하지 않을 것" -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