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생존 103세 할머니, 독일 훈장 받기로 한 날 별세
이지윤 기자 2025. 5. 11. 16:12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참상을 알려온 활동가로 유명한 마르고트 프리틀렌더(사진)가 9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103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거주했던 유대인인 프리틀렌더는 1944년 나치에 붙잡혀 체코의 한 강제수용소에서 수감됐다. 부모와 남동생은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었다. 프리틀렌더는 종전과 함께 풀려난 뒤 수용소에서 만난 남편과 결혼했다. 이후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재봉사와 여행사 직원으로 일했다.
1997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76세의 나이로 동네 문화센터에서 회고록 쓰기 수업을 듣다 활동가로서 인생 2막을 살게 됐다.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하임베(Heimweh·그리움)이라 부르지 마세요’가 2004년 공개됐고, 자서전도 2008년 출간됐다.

독일 국적을 회복해 2010년부터 베를린에서 거주했고, 다양한 홀로코스트 관련 활동을 벌이며 “피부색이나 종교를 떠나 모두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별세 이틀 전에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년 기념행사에 연설자로 나섰다. 세상을 떠난 날에는 독일 최고 훈장을 받기로 돼 있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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