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투어 마친 이재명, 어대명 굳히기 시작
국민의힘 내부 분열에 반사이익
지지율 쑥… 독주체제 이어질듯
당선 시 재판도 '사실상 무력화'

지난 1일부터 경기 북부와 강원의 접경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을 돌아다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경청투어'를 종료하고 본격 선거운동 준비에 나섰다.
이 후보의 '독주체제'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 중 하나였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이 대선 이후로 밀려 당선 시 재판은 사실상 무력화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내홍으로 반사이익을 얻어 지지율 과반을 넘기면서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독주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경청투어' 마지막 날까지 중도층 표심을 끌어올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11일 다산 정약용이 유배 당시 처음 묵은 곳인 전남 강진군의 '사의재'를 찾아 "정책을 하거나 국정을 할 때도 편 가르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사구시(實事求是·사실에 토대를 둬 진리를 탐구하는 일) 정신을 강조하며 "실용적 입장에서 보면 당파나, 색깔, 지역이 무슨 의미가 있나"며 "(다산이) 천연두 약을 개발할 때도 상대 당파하고 같이 합동 연구를 했다고 한다. 국민과 나라를 위한 실용적 학문 연구에는 벽이 없던 것처럼 국정을 할 때도 편 가르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강훈식 민주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 후보가) 중도 보수 인사들과 접촉하고 만날 계획을 갖고 있다"며 "극우적 행보에 반대하는 많은 보수 인사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경남 진주의 한 찻집에서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지역 독지가 김장하 선생과도 만났다.
이 후보는 김 선생에게 장학금을 받은 학생 중 한 명인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그와의 인연을 언급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를 주도한 헌법재판관으로 이 후보와는 사법시험 28회,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김 선생은 "민주주의의 꽃은 다수결인데 그게 무너진 판"이라고 현 세태를 비판했고, 이 후보는 "역사적으로 보면 힘 있는 소수가 다수를 억압해온 경우가 많지만 가끔은 힘없는 소수가 제자리를 찾을 때도 있지 않느냐. 이번처럼 말이다"고 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출정식을 가진다. 이 후보가 '빛의 혁명'이 일어난 장소라고 평가한 곳이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민주당사에서 "광화문은 '빛의 혁명'의 상징적 공간"이라며 "이번 대선은 내란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회복과 성장으로 바로 세우는 출발의 의미가 있다"고 장소 선정 이유를 밝혔다. 조 공보단장은 선거운동의 컨셉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듣는 경청, 국민 통합"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광화문 광장 유세를 끝내고 경기 성남시와 화성시 동탄 등을 방문해 'K-반도체' 관련 유세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경쟁하는 3자 구도가 굳혀졌지만 독주 체제는 확실해 보인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무선(100%) 자동응답 방식,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응답률 6.7%) 3자 구도 가상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는 52.1%의 지지율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각각 31.1%, 6.3%였다. 이번 조사는 국민의힘 후보 교체 논란 이전에 이뤄졌지만 '단일화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대선 이후로 연기된 공선법 위반 혐의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은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사실상 무력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김문기 골프' 발언과 '백현동 국토부 협박' 발언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은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일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지만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재판이 중지되는 법안이 통과돼 대법원 판결은 무력화될 것으로 보인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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