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포기 못해”···엔비디아, 사양 더 낮춘 중국용 AI칩 출시

미국의 대중 수출 제한으로 수조원대 손실을 보게 된 엔비디아가 기존 중국 수출용 인공지능(AI) 반도체보다 성능을 낮춘 칩을 내놓는다.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기존 H20 칩의 저사양 버전을 오는 7월까지 출시할 계획이라고 복수의 소식통 말을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이런 사실을 중국의 주요 고객사에 최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가 새롭게 내놓을 H20의 저사양 버전은 기존 제품보다 메모리 용량이 크게 감소하는 등 ‘상당한 하향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H20 저사양 버전 출시는 수출 규제를 우회해 핵심 시장 중 하나인 중국 내 입지를 잃지 않으려는 시도다.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은 연간 170억달러(약 25조원) 규모로, 회사 전체 매출의 13%를 차지한다.
미국은 2022년부터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는 고성능 칩 H100보다 성능을 대폭 낮춘 H20을 만들어 중국 시장에 수출해왔지만,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H20에 대한 수출 규제마저 단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고성능·저비용의 AI 모델로 전 세계에 충격을 준 중국 딥시크가 H20 등 엔비디아의 저성능 AI칩을 사용했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추가 규제가 발표된 직후 엔비디아는 해당 규제로 1분기에만 55억달러(약 7조8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밀컨 콘퍼런스 2025’에서 “우리가 특정 시장을 완전히 떠나버린다면 다른 누군가(화웨이)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며 자사 칩 중국 수출 제한에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달에는 베이징에서 중국 정부 고위 간부들과 만나 “중국은 엔비디아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계속 중국과 협력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지난 7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인 지난 1월 발표한 AI 반도체 수출 제한 규정을 폐지하고 새로운 규제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전 세계 국가를 동맹·파트너 국가, 일반 국가, 우려 국가 등 3개 등급으로 나눠 차별적으로 수출 통제를 하는 해당 규정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관료적”이라며 보다 단순한 규정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 완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새 규제는 아직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지 않았다”면서도 “해외 반도체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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