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 속 귀한 물고기 ‘잉어’[에코피디아]

이태형 2025. 5.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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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구상의 총생물종은 약 3000만종으로 추정됩니다.

잉어는 중국과 동남아시아가 원산인 외래종으로, 한반도에서는 유기물이 풍부하고 진흙 바닥이 형성된 깊은 강이나 연못 등 특정한 수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서식했다.

그런 상황에서 효자가 물속에 직접 뛰어들어 잉어를 구했다는 이야기는 단순한 감정적 설정이 아니라, 당대에 가장 귀하고 얻기 힘든 것을 부모에게 바치고자 했던 실질적 헌신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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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구상의 총생물종은 약 3000만종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인구 증가와 야생동식물의 남획, 각종 개발 및 환경오염 등으로 자연 서식지의 파괴에 따라 매년 2만5000종에서 5만종의 생물이 멸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물종의 감소는 이용할 수 있는 생물자원의 감소뿐만 아니라 먹이사슬을 단절시켜 생태계의 파괴를 가속합니다. 올해는 1995년 1월 1일 국내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이 발효된 지 30년이 됩니다. 동식물을 아우르는 종 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하지만 알지 못했던 신기한 생태 이야기를 ‘에코피디아(환경eco+백과사전encyclopedia)’ 코너를 통해 국립생태원 연구원들로부터 들어봅니다.
동화 속 잉어[국립생태원 제공]

전래동화에는 병든 어머니를 위해 얼음이 언 겨울 강물에 뛰어들어 잉어를 구해오는 효자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얼핏 보면 단순한 효행담처럼 보이지만, 이 장면에는 조선 시대의 생태 환경과 식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잉어’라는 생선의 선택은 상징적인 장치라기보다, 그 시대 사람들이 느꼈던 실제적 희귀성과 가치에 기반한 것이다.

오늘날 잉어는 도심 연못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민물고기다. 하지만 조선 시대에는 전혀 다른 존재였다.

잉어는 중국과 동남아시아가 원산인 외래종으로, 한반도에서는 유기물이 풍부하고 진흙 바닥이 형성된 깊은 강이나 연못 등 특정한 수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서식했다. 얕은 하천과 임시 늪지가 대부분이던 조선의 자연환경에서는 잉어를 쉽게 볼 수 없었고, 민간의 양식 기술도 발전하지 않아 일반 백성에게는 구경조차 어려운 아주 귀한 생선이었다.

잉어[국립생태원 제공]

게다가 겨울은 잉어를 구하기에 가장 열악한 계절이었다. 수면이 얼어붙고 물고기의 활동이 둔해지고 깊은 곳으로 이동해 잉어를 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효자가 물속에 직접 뛰어들어 잉어를 구했다는 이야기는 단순한 감정적 설정이 아니라, 당대에 가장 귀하고 얻기 힘든 것을 부모에게 바치고자 했던 실질적 헌신을 상징한다.

잉어는 또한 단백질과 콜라겐이 풍부해 병자나 노약자의 원기 회복을 돕는 보양식으로 인식되었다. 병든 어머니가 잉어를 원하고, 아들이 그것을 구하려 한 것은 단순한 음식 제공이 아니라 ‘회복의 약’을 구하는 마음이자 실천이었다. 이처럼 전래동화 속 효자의 행동은 단지 효심을 넘어서, 인간이 자연 속 자원을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생태적 서사이기도 하다.

잉어[국립생태원 제공]

결국 잉어는 동화 속 상징물이 아닌, 실재적 조건과 문화가 만들어낸 상징이다. 그 효행은 추상적인 도덕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감당한 고난과 정성의 기록이다. 오늘날 우리가 이 이야기를 다시 읽는다면, 단순한 교훈이 아닌 자연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시대가 만든 효의 의미까지 되새겨볼 수 있다.

주종우 국립생태원 CITES동물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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