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새 2번 개헌...대통령 비상권·임기·연임 횟수 다 줄인 나라, 어디?

유재희 기자 2025. 5. 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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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MT리포트] 1987을 넘어④
[편집자주] 1987년 개헌 이후 작동해온 이른바 '87 체제'가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개헌에 대한 비전을 밝히고 있다. 승자독식, 정치 양극화로 대표되는 '87 체제'의 한계를 진단하고 권력 분산과 민주주의 강화를 위한 최적의 대안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해외 국가들의 주요 개헌 사례 비교/그래픽=김지영

조기대선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개헌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해외 국가들의 개헌 사례에 관심이 쏠린다.

9일 한국법제연구원이 발간한 '2008년 프랑스 헌법개정에 관한 연구' 등에 따르면 프랑스는 1958년 헌법을 제정하면서 대통령(외치)과 총리(내정)의 권한을 분담하는 이원집정부제(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했다.

이후 2000년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줄이고, 2008년 개헌에선 연임 기간도 최대 5년으로 제한, 장기집권 우려를 해소했다.

또 대통령의 국가비상권·사면권 등 권한도 축소했다. 반면 의회의 입법·통제 기능은 확대했다. 2000년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은 국민투표를 거쳤지만 2008년 헌법 개정은 상·하원 합동회의(콩그레)에서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이뤄졌다.

프랑스의 헌법 개정은 대통령 중심의 권력 구조에서 벗어나 의회와 야당의 권한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1958년 제5공화국 출범 이후 대통령에게 권력이 쏠리는 반면 야당의 권한은 약하단 비판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헌 방향은 최근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무관치 않다. 우리나라의 헌법 개정은 1987년이 마지막이다. 이후 사회·정치 환경이 급변하면서 법 체계와 현실 간 괴리가 커졌단 지적이 나온다.

독일의 개헌은 해외에서도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헌법개정 절차의 합리적 개선 방안'에 따르면 독일의 헌법 격인 기본법은 1949년 제정 이래 총 67번의 개정을 거쳤다.

기본법 제정을 통해선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을 분리하고 총리 중심의 내각책임제를 확립했다. 바이마르 헌법(1919년)에서 대통령 권한이 지나쳐 발생했던 정치적 혼란을 방지하는 차원이다. 이후에도 △동독 5개 주의 연방 편입을 위한 연방 가입 조항 수정(1990년) △재정준칙 도입(2009년) △인프라·국방 투자 특별기금 신설(2025년) 등의 개정을 단행했다.

독일의 기본법이 수차례 개정에도 불구하고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기본법 79조 조항 덕분이다. 이 조항은 기본법의 개정 절차와 한계를 규정한다. 기본법을 개정하더라도 문구를 변경하거나 보충하는 법률에 의해서만 가능하고 연방주의를 훼손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미국은 1789년 헌법 제정 이후 27차례 헌법을 개정했다. 개헌은 먼저 의회에서 개헌안을 제안하고 양원(상·하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시켜야 한다. 이밖에도 각 주에서 4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비준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개헌 사례로는△ 권리장전(수정헌법 1~10조·1791년) △노예제 폐지(수정헌법 13조·1865년) △금주법(수정헌법 18조·1919년) △여성 참정권(수정헌법 19조·1920년) △대통령 임기 제한(수정헌법 22조·1951년) 등이 있다.

일본은 1947년 헌법(평화헌법)을 시행한 이래 한 번도 개정하지 않았다. 개헌이 이뤄지지 않은 요인으로는 중의원·참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과 국민투표 과반 찬성 등 까다로운 개정 요건, 평화헌법에 대한 국민적 애착과 전쟁에 대한 반감 등을 들 수 있다.

김일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개정 절차의 합리적 개선 방안' 제하의 보고서에서 1987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개헌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로 정국의 주도권 장악을 위한 정치세력들의 일방적 추진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가들의 헌법개정에 관한 규범과 현실을 살펴보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찾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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