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가부채 비율 54.5%…역대 첫 非기축통화국 평균 추월
연금·건강보험 등 의무 지출 급증 영향
대선 맞물려 '선심성 공약' 확대 리스크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국가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54.5%에 달하며 역대 처음으로 비기축통화국 평균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비기축통화국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선진국으로 분류한 37개국 가운데 달러화, 유로화, 엔화 등 8대 준비 통화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를 말한다. 통상 이들 국가는 기축통화국에 비해 채권 등 수요가 적어 재정 건전성 관리에 더욱 유의해야 하는 면이 있다.

11일 IMF가 발간한 ‘재정점검 보고서(Fiscal Monitor)’ 4월호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올해 54.5%로 전망됐다.
이는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비기축통화국 11개국의 평균치(54.3%)를 처음으로 넘어서는 것이다.
일반정부 부채는 국가채무(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회계·기금 부채 합계)에 비영리 공공기관의 부채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더 넓은 의미의 정부 채무로, 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각 나라의 부채를 비교할 때 주로 활용한다.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2016년 39.1%로 비기축통화국 평균(47.4%)보다 낮았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코로나19 대응, 경기 회복을 위한 재정 확장, 복지성 지출 확대 등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IMF는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 비율이 앞으로도 빠르게 올라 2030년에는 59.2%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5년간 4.7%포인트의 추가 상승을 예상한 것이다.
이 상승 폭은 체코(6.1%포인트)에 이어 비기축통화국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2030년 전망치 자체도 같은 해 비기축통화국 평균치(53.9%)를 5%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치다.
반면 비기축통화국 중 뉴질랜드(-0.5%포인트) 노르웨이(-2.7%포인트) 스웨덴(-2.8%포인트) 아이슬란드(-12.4%포인트) 등 국가는 향후 5년간 부채 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2030년 부채 비율은 미국(128.2%) 일본(231.7%) 영국(106.1%) 등 주요 7개국(G7)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이들 국가는 기축통화국으로 국제 자금 조달 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 영향으로 연금·건강보험 등 의무 지출이 급격히 확대되는 구조다. 최근 들어서는 총요소생산성 증가 속도도 둔화하면서 경제 활력도 저하되고 있다.
여기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감세 및 복지 확대를 골자로 하는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면서 향후 재정 여력 축소와 부채 확대 압력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IMF 보고서에서 한국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10월 전망보다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올해 전망치는 종전 54.3%에서 54.5%로 높아졌다. 최근 경기 둔화 상황과 정부 채무 확대 상황 등이 반영된 결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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