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소주인 줄 알고 '짠'했는데…알고보니 '메이드 인 타이'[르포]
외형만 닮은 유사 제품에 소비자 혼란 가중…K-브랜드 훼손 우려도

"한국 소주, 소주 있어요"
실제로 거리 곳곳에서는 초록 병 소주를 손에 든 관광객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들이 마시고 있는 술병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라벨에는 낯선 브랜드인 '건배소주'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디자인은 한국 소주와 거의 판박이지만 실상은 태국 현지에서 제조된 'K-스타일' 소주다.
건배소주는 태국 주류기업 '타이 스피리츠'가 제조·유통하는 제품이다. 한국인 사이에서는 단맛이 강하고 한국 소주 특유의 깔끔한 끝맛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외형만으로는 현지 소비자는 물론 한국인조차도 K-소주와 구별하기 어렵다. 이 외에도 현지 기업이 생산·판매하는 '태양소주', '선물소주' 등 유사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 제품은 노점뿐 아니라 현지 대형마트·편의점·펍 등 다양한 유통채널로 확산 중이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 경쟁력이다. 현지 유통 기준으로 유사 제품은 한국산 소주보다 30% 이상 저렴해 업주와 소비자 모두 현지 생산 제품을 선호하게 되는 구조다.
방콕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A 씨도 "초록 병에 한글로 '소주'라고 적혀 있고 가격도 저렴해서 한국 중소업체가 수출한 제품인 줄 알았다"며 "태국에서 만든 제품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마셨는데 현지에서 생산한다고 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유사 'K-푸드'는 마트에서도 어렵지 않게 눈에 띄었다. 방콕 시내 한 대형마트. 농심·오뚜기·삼양식품 제품들 사이에 낯선 라면 하나가 진열돼 있었다.
큼지막한 한글로 '양념소고기'라 적힌 이 제품은 언뜻 보기엔 한국 라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태국 현지 기업이 제조한 상품이다. 매운맛을 강조한 포장 디자인 역시 한국 라면을 연상시켜 소비자 혼동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산 라면 수출액은 12억 4850만달러(약 1조 8300억 원), 소주 수출액은 1억 451만달러(약 1500억 원)로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일부 현지 시장에서 정작 소비자 접점에서는 유사 제품이 브랜드 이미지를 선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일부에선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이 'K-소주', 'K-푸드'로 인식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해외 시장에서 K-브랜드 상표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류 콘텐츠 덕분에 K-푸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유사 제품들이 지나치게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아직 브랜드 자산이 본격적으로 쌓이기도 전에 '미투 제품'이 등장하면 그 자체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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