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레이더] 농번기 농촌 일손 부족 심각…계절근로자로 '숨통'
정부·지자체, 지원·유인책으로 내·외국인 모셔 오기
(전국종합=연합뉴스) 심각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농번기 일손을 구하는 게 농촌에서는 가장 중요한 일이 됐다.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일손이 필요한 때에만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계절 근로제도가 호평받고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일손 부족을 해결할 하나의 대안으로 계절근로자 제도를 확대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창녕 농가 외국인 근로자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1/yonhap/20250511070047754crrj.jpg)
고령화 농촌에 외국인 근로자 의존 증가
국내 농가 인구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만 65세 이상 고령 농가 비중은 해마다 늘고 있다.
농림어업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농가 인구는 200만4천명으로 10년 전보다 74만8천명(27.1%) 줄어들었는데, 65세 이상 고령 농가 비중은 2014년 39.1%에서 지난해 55.8%로 16.1% 포인트 늘었다.
필연적으로 부족해진 농촌의 노동력은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됐는데 이마저도 부족해 불법 체류자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불법 체류 외국인이 집단으로 단속되면 인근 농민들이 곡소리를 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손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박정현 충남 부여군수가 최근 농업 현장의 일손 부족을 감안해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단속이 유연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박 군수는 지난달 14일 법무부가 불법체류 외국인을 단속한 것을 두고 "엄정한 체류 질서 확립도 중요하지만, 농번기 일손 부족 문제를 감안해 단속기간을 유연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속 위주에서 벗어나 국가 차원에서 안정적인 인력 수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절근로자 대상 국가 확대, 모범 근로자 양성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호평 속 계절근로자 확대…속속 현장 배치
인력난에 빠진 농어촌의 문제는 2017년부터 본사업이 시작된 계절근로자 제도가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계절근로자는 파종기나 수확기 등 농번기에 집중적으로 일손이 필요한 농어업의 특성을 고려해 합법적으로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는 제도다.
기존의 고용허가제보다 작업 시기에 맞춰 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농가의 호평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그 규모가 확대돼 왔다.
![깻잎 수확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경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1/yonhap/20250511070048019oprh.jpg)
정부는 올해 농업 고용인력 수요의 절반가량을 외국인 계절근로자와 내국인 농촌인력 중개·일손 돕기 등으로 지원하기로 하고 계절 근로를 도입하는 전국 시·군을 130개에서 134개로, 인원을 6만1천248명에서 6만8천911명으로 확대했다.
연인원 400만명이 농업에 투입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농협이 고용한 계절 근로자를 일용직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공공형 계절근로 제도'도 확대됐다.
각 지자체는 정부에서 배정받은 인력 규모 내에서 직접 개별 농가에 계절근로자를 공급하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상반기 4천336명을 배정받아 약 70% 수준인 3천32명이 19개 시·군 농가에 투입했다.
경북과 전남에서도 각각 1만2천여명∼9천600여명 규모로 배정받아 이미 55%가 이미 배치되는 등 지자체별 계절근로자 투입이 한창이다.
강원도 양구군의 경우 올해 초 필리핀에서 오기로 한 계절 근로자들이 입국 지연 문제가 발생하자 서흥원 군수를 비롯한 군청 관계자들이 캄보디아를 직접 방문해 근로자 460여명을 데려오기도 했다.
경기도 양주시에서 오이를 재배하는 농민 강모(45)씨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이 오이 순 다듬기, 농장 정비, 토양 정리 등 다양한 영농작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일손 부족으로 수확 시기를 놓칠까 걱정이 컸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계절근로자 모셔 오기…내국인 지원책도
해외에서 계절 근로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자체들은 기숙사를 제공하거나 입·출국 편의, 통역 서비스 등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충남도와 청양군은 사업비 54억원을 들여 연면적 775㎡에 지상 2층 규모로 계절근로자를 위한 기숙사를 조성했다.
공용 주방과 세탁실은 물론 생활에 필요한 필수 가전제품을 갖추고 싼값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열악한 숙소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계절 근로자들에게 안정적인 주거 공간이 마련됐다"며 "주거 환경 개선은 물론 인권 보호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충주와 제천시, 경남 밀양시 등 상당수 지자체도 각각 수십억의 예산을 들여 계절근로자를 위한 기숙사 건립을 추진 중이다.
![함양 계절근로자 기숙사 내부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1/yonhap/20250511070048190kqar.jpg)
숙소를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농가 부담을 덜어주고 근로자에게는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계절근로자의 안정적인 적응을 위한 세심한 정책적 배려도 눈에 띈다.
경남 밀양시는 1천200여명의 계절근로자 대부분이 라오스 국적인 만큼 한국어에 능통한 라오스 공무원 1명을 초청해 농업기술센터에서 근무하며 계절근로자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창녕군에서도 통역사와 화상·통화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계절 근로자와 농가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경북도와 각 시군도 입출국 차량을 지원해주고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우수 근로자에게는 출국 항공료를 지원하고 있다.
상당수 지자체는 입출국 행정 절차를 대행해주거나 서류 번역, 통역 비용, 보험료, 의료비 등을 지원한다.
각 지자체는 공급 인력을 늘리기 위해 외국 도시와 업무협약을 확대하는 추세다.
또 전국시도의회운영위원장협의는 사업주와 계절근로자가 모두 계속 고용을 원할 경우 최대 8개월간 체류할 수 있는 계절 근로 비자(E-8)를 장기간 체류할 수 있는 비전문취업(E-9) 비자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이 일손을 보탤 수 있는 지원책도 추진 중이다.
충북도가 2023년 처음 선보인 도시농부 사업은 20∼75세 은퇴자나 주부 등 도시의 유휴인력을 농가에 공급하는 일자리 정책이다.
도시농부가 농가 등에서 하루 4시간 일하면 충북도와 시·군, 농가가 최대 8만5천원(교통비 포함)의 임금을 지급한다.
사업 첫해에는 6만5천532명을, 지난해에는 15만665명의 인력을 농촌에 중개하는 실적을 거뒀다.
올해는 현장 의견을 반영해 지원 대상 농가의 경작 기준을 2천㎡ 이하에서 3천㎡ 이하로 늘려 참여 확대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횡성군, 계절근로자 만남의 날 행사 개최 [횡성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1/yonhap/20250511070048368knyd.jpg)
강원도 철원군은 농협과 함께 지난달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 이북 지역인 철원읍 외촌리 근대 문화유산 전시장에 못자리 공동 취사장을 운영하며 농민들을 위한 식사를 지원했다.
강원도 인제군과 울산시 울주군은 농번기 주말 아동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농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전남도 관계자는 11일 "농가의 경영 부담을 줄이면서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계절근로자 도입, 내국인 인력 중개 등 다양한 정책과 지원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지자체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은 노승혁 김동민 한종구 김상연 김형우 이우성 양지웅 전지혜 이승형 천정인 기자)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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