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불발…김문수 대선 후보 자격 회복

한덕수로 후보 변경, 당원들 반대 부딪혀…'절차적 정당성' 우려
권영세 비대위원장 "혼란으로 심려 끼쳐 사과" 사퇴

국민의힘 지도부가 추진한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가 당원들의 부결에 부딪혀 10일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대선 후보 경선을 통해 선출된 김문수 대선 후보에서 한덕수 예비후보로 교체하려고 했던 국민의힘 지도부의 강제 단일화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국민의힘 재선출 절차에 제동이 걸리면서 김 후보가 대선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의 후보 선출 취소 가처분신청 사건 심문 기일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을 상대로 대선 후보를 한 후보로 변경해 지명하는 거에 대한 찬반을 묻는 ARS 조사를 진행했다. 당원 투표에서 후보 교체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근소한 차이로 많이 나오면서 전날 비대위에서 통과된 후보 교체 안건은 부결됐다. 이에 따라 김 후보의 선출 취소 및 한 후보의 재선출 절차는 중단됐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오늘 전 당원 투표에서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근소한 차이로 재선출 관련 설문이 부결됐다”고 발표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안건 부결 사실을 알리며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세우려는 충정으로 당원의 뜻에 따라 내린 결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당원 동지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절차와 과정의 혼란으로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한덕수 후보는 국민의힘 비대위에서 대선 후보 교체 안건이 부결된 직후 캠프를 통해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 측은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그동안 주신 관심과 응원, 질책과 비판에 모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 후보 측의 기자회견 등 향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김문수 후보는 후보 교체 작업이 중단 돼 대선 후보 자격을 회복하자 “즉시 선대위를 출범시키고 빅텐트를 세원 반(反)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뜻을 함께하는 모든 분과 연대하겠다”며 “이제 새롭게 앞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후보를 향해서도 “한 후보님도 끝까지 당에 남아 이번 대선에서 함께 해달라”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