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버스터미널 '차단기 사태', 혈세 투입으로 봉합하나
군의회 "자산권 앞에 교통권 무력화…행정의 한계” 비판

지난 4월, 터미널이 차단기와 철망으로 봉쇄(경북일보 4월 27일자 9면 보도)되면서 지역 사회에 혼란이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나온 이번 결정은, 군민의 교통권이 자산권 앞에서 무력화되고 행정이 사유재산 앞에 굴복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령군 지역경제실은 최근 군의회에 터미널 사업주에게 연간 3000만 원씩, 총 1억5000만 원을 5년간 추가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이는 기존 연간 2억6000만 원 규모의 운영보조금 외에 별도로 책정된 금액이다. 차단기 사태로 드러난 구조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돈으로 문제를 덮으려는' 땜질식 행정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월, 터미널 부지 소유주인 민간 사업주가 차단기와 철망을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이로 인해 시외버스 기사, 터미널 이용 주민, 인근 상인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음에도, 군은 한 달 가까이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추가 보조금 지급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군의회 일부 의원들은 "이런 식으로 민간 사업주가 예산을 인질로 삼을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 의원은 "지금까지 보조금만 지급하고 소유권이나 운영권 확보를 위한 노력은 부족했다"며 행정의 무책임함을 지적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고령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전국 군 단위 시외버스터미널, 전통시장 주차장, 생활 SOC 시설 상당수가 민간 소유지에 위치해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는 관행적으로 보조금 형태로 임차료를 지급하고 있다.
지역의 한 단체 관계자는 "이제는 '얼마를 더 줄 것인가'가 아니라, '왜 이런 구조가 반복되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며, "공공시설은 최소한의 소유권 확보나 운영권 장악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