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했다!” 해외여행 전 신청한 ‘이것’ 가격…10배 뻥튀기였다 [혜성특급]

전자여행허가 신청 전 주의사항
정부 공식 사이트인지 확인해야
정확한 발급비용 아는 것 중요해

미국 / 사진=PEXEL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 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혜성특급에서는 해외여행 가는 분들에게 유용할 정보 들고 왔습니다. ‘해외여행 시 전자여행허가 받을 때 주의 사항’ 전해드립니다.

“당했다” 전자여행허가 신청 전 이것 확인해야

여행 준비 중 피해를 본 모습을 표현한 그림/ 그림=챗 GPT

“첫 미국 여행에 설레어서 미리 ESTA 신청해 뒀어요. 근데 알고 보니까 10배 더 비싸게 했더라고요. 너무 억울해서 사이트에 환급해 달라고 했는데 답이 없더라고요.”

최근 미국 여행 계획 중 무심코 ‘전자여행허가 발급 대행 사이트’를 이용해 ESTA를 결제한 A씨의 사연이다.

‘미국 전자여행허가(Electronic System of Travel Authorization·ESTA)’. 미국 여행을 다녀온 이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우리나라 여행객이 미국에 방문하려면 ‘비자’를 발급받거나 ESTA를 취득해야 한다.

ESTA는 관광·상용·환승 등 목적으로 미국을 입국할 때 발급받을 수 있는 비자 면제 제도다. 다만, 90일 이내의 방문이라 하더라도 취업이나 유학 등의 목적으로 방문하는 경우에는 입국 목적에 합치하는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구글에 ESTA라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화면이다. 공식 사이트는 4번째에 있다 / 사진=구글 캡쳐

여기서부터 주의. 이를 발급받기 위해 인터넷에 ‘ESTA’를 검색하면 수많은 사이트가 나온다. ‘당연히 첫 번째 나오는 사이트가 공식 사이트이겠거니’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최근 기자가 구글에 ESTA를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사이트는 ‘비자 대행 사이트’다.

잘 보면 ‘스폰서’라는 표시가 붙어있다. 달리 말해 이 대행 사이트가 구글에 광고 비용을 내고 자신들의 사이트를 상위에 노출한 것이다. 미국 정부 당국이 운영하는 공식 사이트는 무려 4번째까지 내려가야 발견할 수 있다.

대행 사이트에서 ESTA를 발급받은 후 공식 비용보다 고가의 비용을 내서 놀란 사람의 표정을 표현한 그림 / 그림=챗 GPT

분명히 알아둬야 할 것은 미국 국토안보부가 운영하는 공식 미국 전자여행 허가제 사이트는 단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이 공식 사이트에서 ESTA 발급 시 들어가는 수수료는 ‘21달러(약 3만원)’다. 반면 대행업체에서 발급 시 들어가는 수수료는 통상 6배 정도다. 실제로 한 대행 사이트에서 안내하고 있는 ESTA 발급 수수료는 139달러(약 19만 6000원)이었다.

이런 대행 사이트의 특성은 ‘한국어’를 지원하고 있어 한국인 여행객이 손쉽게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실제로 대부분 대행 사이트에서 ESTA를 발급받을 수 있다. 그렇기에 ‘사기’라고 할 수 없다. ESTA를 실제로 발급해 주기에 고객은 공식 사이트에서의 질문과 동일한 물음을 받는다. 미국 입국 경험이 없는 초보 여행객이라면 의심하기 어렵다.

비용 10배 넘게 뻥튀기…‘사기’는 아니라고?

한 비자 대행 사이트 하단에서 작은 글씨로 써진 해당 문구를 찾을 수 있었다 / 사진=해당 웹사이트 캡쳐

진짜 억울한 것은 지금부터다. ‘공식 사이트’인 것처럼 보이도록 사기를 쳤다는 지적도 통하지 않는다. 이런 대행업체 대부분이 홈페이지 하단에 작은 글씨로 ‘법적 면책 조항: (사이트 주소)는 정부 또는 정부 후원 조직과 제휴 관계가 없습니다’ 등과 같은 문구를 적어놓았기 때문이다.

환급과 관련한 조항 역시 이런 작은 문구로 적어둬 환급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환급을 해주더라도 수고비 등의 명목으로 낸 금액의 절반도 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비자도 발급해 주고 공식 사이트가 아님을 명시해 놓았으니, 책임을 물기 어렵다.

달러와 핸드폰(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 사진=PEXELS

실제로 ‘비자 대행’ 등을 주제로 검색해 보면 카페나 블로그 등에서 다수의 피해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미국 ESTA뿐만 아니라, 호주와 캐나다 ETA 등 전자 여행 허가가 필요한 다수의 국가와 관련한 피해 사례를 찾을 수 있었다.

한 여행 카페의 누리꾼은 “가장 첫 번째로 나오는 사이트가 당연히 공식 사이트인 줄 알고 홀린 듯이 ESTA를 결제했다”며 “기존 비자 비용보다 전화도 연결이 안 되고 이메일 회신도 안 와서 너무 막막하다”며 자신의 피해 사례를 공유했다.

다른 누리꾼은 “7캐나다달러(약 7000원)만 내면 ETA를 발급받을 수 있는데 대행 사이트인 줄 모르고 했다가 75캐나다달러(약 7만6000만원)를 냈다”며 “10배가 넘는 돈을 냈다는 걸 안 순간 손이 벌벌 떨렸다”는 사연을 카페에 올렸다.

공식 사이트인지 확인할 방법은...

외교부 기관 상징 / 사진=외교부 웹사이트 갈무리

“미국 ESTA 관련 안내위 홈페이지 하나뿐이며, 인터넷 검색 시 나오는 다른 홈페이지들은 ESTA 공식수수료 외 대행 수수료를 추가적으로 받는 대행업체입니다. 미 정부 홈페이지 초기 화면 상단에서 한글을 클릭하시면 한국어 홈페이지를 사용하실 수 있으며 입력하는 내용은 모두 간단한 개인정보(여권번호, 생년월일, 영문 성명 등)이므로 대행업체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손쉽게 ESTA를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외교부 홈페이지의 ‘미국 무비자(ESTA)’ 관련 안내다. 우리나라 외교부 홈페이지에서도 전자여행허가제를 시행하는 국가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비자를 발급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

다음은 공식 사이트 확인 방법이다. 먼저 인터넷으로 전자여행허가나 비자 등을 발급받을 때 얼마나 드는지 정확한 ‘비용’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캐나다 국기, 미국 국기 / 사진=PEXELS

예로 미국 ESTA 발급 공식 수수료는 21달러(약 3만원), 호주 ETA 발급 공식 수수료는 20호주달러(약 1만8000원), 캐나다 ETA 발급 공식 수수료는 7캐나다달러(약 7000원), 영국 ETA 발급 비용은 16파운드(약 3만원) 등이다. 전자여행허가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의 발급 비용이 3만원대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종 결제 비용이 3만원을 훌쩍 넘어선다면 해당 국가의 전자여행허가 공식 발급 비용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보는 편이 좋다.

우리나라 외교부를 통해 원하는 국가의 전자여행허가를 검색한 후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안내하고 있는 사이트로 접속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인터넷 검색 시 해당 업체 주소나 소개란 위에 ‘광고’ ‘스폰서’ 등 문구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네이버와 다음은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경우 ‘광고’나 ‘파워링크’ 등으로 표기해 놓는다. 구글은 대행 업체를 ‘스폰서’라고 표기한다. 마이크로소프트 빙에서는 공식 사이트와 대행 사이트를 구분해 놓을 수 있는 표기를 찾을 수 없었다.

끝으로 대행업체를 거쳐 비용을 결제했음에도 정상적으로 전자여행허가 등을 취득하는 대행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경우, 사업자의 약관에 따라 환급이 가능해도 이를 부당하게 거부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면 국제거래 소비자포털로 상담을 신청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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