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미쳐라" "엽기적 권력 쟁취 시도"…국힘 내부 반발 심화

윤선영 2025. 5. 1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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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대선 후보 교체 강행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당 지도부와 김문수 후보 간 갈등이 법적 싸움으로 번진 것은 물론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 참여했던 예비 후보들과 계파를 막론한 현역 의원들까지 지도부 결정에 반발하며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심지어는 진보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온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권성수 수석부장판사)는 10일 오후 5시 김 후보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대통령 후보자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을 열었다.

가처분 심문을 평일이 아닌 휴일에 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재판부가 사안의 신속성을 인정해 심리를 신속히 진행한다는 점에서 이르면 이날 밤 결정이 나올 전망이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새벽 1시쯤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김 후보의 당 대선 후보 지위를 박탈했다. 이후 새벽 3~4시 후보 등록 절차를 다시 밟았는데 무소속으로 있던 한덕수 후보가 입당해 입후보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김 후보의 후보 선출을 취소하고 재선출 절차에 돌입하면서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김 후보와 함께 당내 경선에서 막판 경쟁을 벌였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김 후보와 생각이 크게 다른 부분들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지금 친윤(친윤석열계)들이 제멋대로 김문수 후보를 끌어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그간 12·3 비상계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김 후보와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에 대한 김 후보의 생각에 반대하고 절대로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김 후보가 적법한 우리 당의 후보다. 제가 믿는 민주주의는 그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경태·송석준·박정하·배현진·박정훈·진종오 의원 등 당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도 가세했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 세력이 후보를 지명해서 옹립할 거였다면 도대체 왜 경선을 치렀느냐"며 한 후보와 당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했다. 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단일화 합의 조정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경선을 통해 최종 선출된 후보를 하필 모두 잠든 새벽에 기습 취소했다"며 "눈 뜨고 있던 나도 이리 황당한데 밤새 잠들어있던 당원, 국민과 그동안 경선 결과에 승복했던 후보들이 맞닥뜨릴 당혹감이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안철수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새벽 기습 작전을 방불케 하는 대통령 후보 강제 교체, 그 과정에서 우리당의 민주, 공정, 정의는 모두 사라졌다"며 "당 지도부의 만행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다를 바 없다"고 쏘아붙였다. 안 의원은 "당 지도부의 만행은 민주 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당권을 염두에 둔 엽기적 권력 쟁취 시도이고 무엇보다 당원들의 뜻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지도부가 그렇게 한 후보의 경쟁력을 믿는다면 한 후보는 지도부, 친윤 세력과 함께 떠나라"고 일갈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늘 조롱거리로만 여겨졌던 국민의짐이란 말이 그야말로 국민의 짐이 돼 버렸다"며 "내 이리 될 줄 알고 미리 탈출했지 세× 때문에 당원들만 불쌍하게 됐다"고 올렸다. 홍 전 시장은 또 다른 글에서는 "한×이 한밤중 계엄으로 자폭하더니 두×이 한밤중 후보 약탈 교체로 파이널 자폭을 하는구나"라며 "이 세×들 미쳐도 좀 곱게 미쳐라"고 일침을 가했다. 홍 전 시장은 "이로써 한국 보수 레밍정당은 소멸되어 없어지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만 홀로 남는구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밖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경남 진주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사태에 "질적으로 당을 지배하는 특정인을 위해 법적으로 정당하게 뽑은 후보를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새벽에 뒤집었다"며 "일종의 친위 쿠데타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내란당이 내란 후보를 옹립한 것"이라며 "내란당의 내란 후보로 어떻게 민주공화국의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 저로선 정말 웃음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은 민주주의 사회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구"라며 "그 정당이 민주적이지 않으면 그 나라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달한다"며 "이쯤 되면 이재명 후보를 밀어주기로 밀약이라도 한 게 아닌지 궁금해진다"고 전했다. 그는 "선거에 연속으로 이긴 당 대표를 모욕 줘서 쫓아낸 것을 반성할 것은 기대도 안 했지만 사과를 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끄러운 줄은 아는가 했다"며 "그런데 대선 후보를 놓고 동종 전과를 또 쌓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적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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