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갤러그부터 스타크래프트·제2의 나라까지...게임의 역사 한자리에[New & Good]
'최초의 게임'부터 최신 게임까지 전시
1980년대 전자오락실 본뜬 곳에서 '퐁' 체험도
게임은 인류의 역사 시작부터 존재했다.
서울 구로동 넷마블 본사 건물에 위치한 '넷마블게임박물관'의 전시는 이런 메시지로 시작한다. 원시시대의 사냥은 생존의 수단이자, 동시에 유희의 연장이었고 고대 이집트에는 역사상 최초의 보드게임으로 불리는 '세네트'가 있었다. 전자 게임의 역사도, 어느새 '박물관'을 세울 만큼 오래됐다. 1958년에 미국의 연구소 안에서 개발한 '테니스 포 투(둘을 위한 테니스)'와 세계 최초의 가정용 게임기로 불리는 '오디세이', 실질적으로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시작한 아타리의 '퐁' 등이 역사 속 그대로의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났다.
3월 일반인에게 공개를 시작한 넷마블게임박물관은 한국 최초의 게임박물관을 내세운다. 제주에 위치한 넥슨컴퓨터박물관도 유사한 전시를 하지만 온전히 게임에 바친 박물관은 최초라는 게 넷마블 측 설명이다. 게임의 역사를 태고부터 짚겠다는 야심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전자 게임의 역사 속 다양한 '유물'을 수집해 늘어놓았다.
넷마블 측이 특히 자랑한 유물은 실물 '컴퓨터스페이스'다. 1973년 공개된 세계 최초의 상업용 아케이드 게임기로, 주크박스나 다트처럼 술집에 놓은 뒤 동전을 넣어 즐길 수 있도록 이끌었다. 이 게임 자체는 상업적으로 실패했지만 제작자인 놀런 부슈널은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타리를 세워 게임 산업의 역사를 연 인물이 됐다. 넷마블이 2024년 경매로 얻어 들여온 이 게임기는 가동이 되진 않지만 낡은 녹색 외형과 당시 제품에 붙어 있던 회로도·배선도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실제로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플레이 컬렉션' 코너에는 1980년대 한국의 전자오락실을 흉내 내며 당대의 게임들을 여럿 배치했다. 아타리의 퐁 또한 실제로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가정용 콘솔(게임전용기기) 쪽에서는 대우·현대·삼성 등 당시 한국 대기업이 수입해 팔았던 일본산 게임기들을 볼 수 있다. 개인용 컴퓨터(PC) 시대를 풍미한 '스타크래프트' 등 PC 게임 패키지와 모바일 게임 시대를 연 스마트폰 또한 전시물에 들어있다.
한편으론 어린 연령대의 관람객을 위해 넷마블의 최근작 '제2의 나라'를 주제로 오늘날 게임 개발 과정을 소개하고 어울리는 게임 직업을 찾아볼 수 있는 코너도 마련해 게임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려 했다. 전시 첫 기획전에서는 1990년대를 중심으로 한국의 초창기 PC 게임 개발사를 집중 조명해 오늘날 온라인·모바일 위주의 게임 업계가 자리를 잡기 전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넷마블게임박물관은 당초 넷마블만의 홍보 전시관으로 기획했지만 문화 만들기라는 목표에 따라 게임 역사 전체를 조명하는 전시관으로 방향을 틀었다. 2022년부터 시민과 사내 기증을 받아 총 2,100여 점의 게임문화유산을 모았고 다양한 기획을 준비 중이다. 김성철 넷마블문화재단 대표는 "게임박물관을 통해 어른들에겐 추억, 어린이들에겐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고자 한다"면서 "앞으로 더 좋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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