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 국힘 초유의 대선후보 축출 사태 파장

정철운 기자 2025. 5. 1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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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김문수, 당원들 신의를 헌신짝같이 내팽개쳐" 책임 전가
한동훈 "친윤들은 자기 기득권 연명을 바랄 뿐, 승리에 관심 없어"
이준석 "이쯤 되면 이재명 밀어주기 밀약이라도 한 것 아닌지"
민주당 "민주국가 정당 아냐" 조국혁신당 "공당 기본 자격도 없어"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지난 8일 국회에서 단일화 협상에 나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공식 경선을 통해 정당하게 선출한 김문수 대선 후보를 10일 새벽 '축출'하고 한덕수 무소속 후보로 대선 후보를 교체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당장 김문수 후보는 10일 낮 서울남부지법에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 선출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 같은 사태의 책임이 김 후보에게 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 공당으로서의 자격을 잃었다는 거센 비판이 나온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0일 오전 기자들을 만나 “기호 2번 후보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공식 후보 등록 이후 단일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제 자정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려 했다. 김문수 후보께는 단일화 약속을 지켜달라고 지속적으로 간곡하게 요청드렸지만 결국 합의에 의한 단일화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단일화는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미리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다”라면서 “이번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80%가 넘는 당원이 후보 등록 이전 단일화를 요구했다. 김문수 후보는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같이 내팽개쳤다. 신속한 단일화 주장으로 지지를 얻어놓고 막상 후보가 되자 시간을 끌며 사실상 단일화를 무산시켰다. 김 후보에게 단일화는 후보가 되기 위한 술책일 뿐이었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김 후보에게 돌렸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또한 지도부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과 거짓말을 반복하며 갈등을 일으키고 허위사실 유포하고 음모론을 퍼뜨리면서 지지자들을 앞세워 당을 공격하는 자해행위를 했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술책' '음모론' '자해'와 같은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이 김 후보에게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이날 새벽 기습적으로 후보 등록 공고를 낸 것을 두고 기자들의 비판적 질의가 이어지자 “등록 기간이 한 시간이었다, 새벽에 (후보 등록) 받았다는 비판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새벽까지 행정절차가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도 아쉽게 생각한다. 등록 시간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일정이 촉박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해당 시간에 등록한 유일한 후보가 한덕수 전 총리였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해명이다.

▲지난 8일 국회에서 단일화 협상에 나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연합뉴스

당장 당내에서는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친윤들이 새벽 3시에 친윤이 미는 1명을 당으로 데려와 날치기로 단독 입후보 시켰다. 직전에 기습 공고하여 다른 사람 입후보를 물리적으로도 막았다”며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고 현 지도부를 직격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김문수 후보가 저를 막으려고 한덕수 후보와 친윤들을 한 팀처럼 이용한 과오 있는 것 맞고, 설령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를 교체할 사정이 생겼다 가정하더라도, 다른 경선참여자들을 배제하고 왜 당원도 아닌 '특정인 한덕수'로 콕 찍어서 교체해야 하는 건지 설명 불가능하다. 그냥 친윤들 입맛대로 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한덕수 전 총리를 가리켜 “그분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도 않고, 계엄발표를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막지 못 한 총리일 뿐”이라며 한 후보 추대를 가리켜 “친윤들은 자기 기득권 연명을 바랄 뿐, 승리에는 애당초 관심 없었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 추종자들에 휘둘리는 당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이 한밤중 계엄으로 자폭하더니 두×이 한밤중 후보 약탈 교체로 파이널 자폭을 하는구나. 이 세×들 미쳐도 좀 곱게 미쳐라. 이로써 한국 보수 레밍 정당은 소멸되어 없어지고 이준석만 홀로 남는구나”라고 썼다. 그는 한덕수 전 총리를 향해서도 “50여년 줄타기 관료인생이 저렇게 허망하게 끝나는구나. 퇴장할때 아름다워야 지나온 모든 여정이 아름답거늘 저렇게 허욕에 들떠 탐욕 부리다가 퇴장 당하면 남는 건 추함뿐”이라고 적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담하다. 이것은 내가 알고 사랑하는 우리 국민의힘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전 대표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선거에 연속으로 이긴 당 대표를 생짜로 모욕줘서 쫓아낸 것을 반성할 것은 기대도 안했지만 사과할 것을 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끄러운 줄은 아는가 했다. 그런데 대선 후보를 놓고 동종전과를 또 쌓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국민의힘도 대표나 후보 내쫓기로는 이제 전과4범이다. 김문수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적었다. 이어 “이쯤 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를 밀어주기로 밀약이라도 한 것이 아닌지 궁금해진다”고 비꼬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새벽 3시 국민의힘 내란”으로 명명하며 “1950년 북한의 남침, 1961년 5.16 군사쿠데타에 이어 새벽에 발발한 3대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세계 최초 경선 후보 전원 탈락이라는 비아냥이 틀리지 않다”고 촌평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국민의힘 경선은 아무 쓸모없는 절차가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민주국가에서의 정당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또 “한덕수의 출마는 윤석열의 출마다. 내란세력이 살아남기 위해 끝 모를 막장극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대선은 여야의 싸움이 아니다. 내란과의 싸움이자 불공정과의 전쟁이다. 그들에게 민주공화국의 권력을 맡길 수 없다”고 했다. 조국혁신당도 “내란의힘은 더 이상 국민의 혈세인 국고보조금을 받을 공당의 수준이 아니다. 정당 해산 심판을 받기 전에 스스로 폐업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마지막 도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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