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뜻? 누구의 명령인가”.. 새벽 후보 교체, 정당성의 무덤이 열렸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5. 5. 1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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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으로 뽑고, 새벽에 잘라”.. ‘1시간 교체’에 무너진 정당 정치의 최소 조건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후보 재선출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SBS 캡처)


국민의힘이 경선을 통해 선출한 김문수 대선 후보를 자정 넘긴 새벽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전격 해임하고, 무소속이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단독 후보로 추대한 것을 두고 정당성 논란이 정점을 향하고 있습니다.

10일 새벽 1시부터 불과 1시간 사이에 이뤄진 이른바 ‘새벽 교체’ 절차는 당 선관위의 등록 공고와 함께 전광석화처럼 마무리됐습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건 쿠데타”라는 격한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으며, 김문수 후보 측은 즉각 선출취소 효력정지 가처분을 서울남부지법에 접수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 “법적으론 문제 없다”?.. ‘요식행위’로 본 지도부, 절차 정당성은 논란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보 등록은 요식행위”라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단일화는 당원들의 명령”이라는 주장을 재차 강조하며, “김문수 후보는 당원 신의를 져버렸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법적으로 ‘등록기간의 요식성’을 주장한 이 발언은 도리어 ‘정당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한 것 아니냐’는 역풍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은 “누구의 명령이었는가”라며 당원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비대위 중심으로 교체가 강행된 점을 강하게 문제 삼고 있습니다.

지난 8일 김문수(오른쪽) 후보와 한덕수 후보가 2차 단일화 회동에 앞서 악수를 하는 모습. (SBS 캡처)


■ 단일화 협상 결렬 직후 곧바로 교체.. 사전 시나리오 의혹도

9일 밤 김문수-한덕수 양측의 단일화 실무 협상이 여론조사 방식 차이로 최종 결렬된 직후, 비대위는 즉시 김 후보 자격 박탈과 한 후보 입당·등록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이 과정에 비대위는 의원총회를 통해 김문수-한덕수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후보 재선출 결정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밝혔지만, 전대와 동일한 형식을 생략한 점, 새벽 시간대 기습적으로 처리한 방식 등은 사전 계획된 ‘교체 시나리오’ 의혹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 “책임, 내가”.. 그러나 무너진 건 절차의 신뢰

권 위원장은 “무거운 결단이었다”며 “모든 책임은 제가 오롯이 지겠다”고 말했지만, 이미 뒤늦게 나온 이 책임 언급은 공허하게 들릴 뿐입니다.

경선으로 후보를 뽑고, 불과 일주일 만에 당 지도부가 자의적으로 후보를 철회한 전례는 헌정 사상 유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정당 정치 기본이자 선출 정당성의 핵심인 ‘절차의 신뢰’가 이번 사태로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 “후보는 바꿀 수 있어도, 정당성은 바꿀 수 없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원 대상 투표와 전국위원회를 통해 후보 교체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당은 물론, 정치권 안팎에서는 “후보는 교체할 수 있어도, 정당성은 교체할 수 없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단일화 실패나 후보 교체를 넘어서, 보수 정치의 기본 구조와 민주적 절차에 대한 신뢰마저 흔드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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