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항전’ 김문수, 대선후보 사무실 점거…‘심야 기습교체’ 가처분

이혜영 기자 2025. 5. 1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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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에 일격 당한 金, 전면전 태세 “명백한 당헌 위반”
국힘 당사 경찰이 통제…‘한덕수 맞춤 절차’ 법원서 제동 가능성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월10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강행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긴급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의 대선 후보 교체에 강력 반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당사 대통령 후보실을 점거한 뒤 캠프 관계자들과 비상 대응책 등 후속 조치를 논의할 방침이다.  

김 후보 캠프는 10일 당이 한덕수 예비후보로 대선 후보 교체를 시도하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 선출취소 효력정지 가처분을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후보는 "당헌에 의하면 대통령 후보는 전당대회 또는 그 수임기구인 전국위원회에서 선출하게 돼 있다"며 "그런데 전국위가 개최되기도 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는 후보 교체를 결정했다.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심야에 후보 교체라는 일격을 당한 김 후보는 회견을 마친 뒤 곧장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대통령 후보실로 이동해 캠프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김 후보 측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명백히 김문수"라며 법원의 가처분 결과가 나올 때까지 후보실에서 나오지 않겠다는 '결사항전' 태세를 재확인했다.  

현재 국민의힘 당사에는 지지자 및 관계자들이 몰려 들며 혼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 후보 측이 경찰에 경비와 경호 강화를 요청한 데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대통령 후보실에서 캠프 관계자들과 사상 초유 대선 후보 교체 강행에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새벽 3~4시' 대선후보 등록 신청 받은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이날 새벽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김 후보의 후보 선출을 취소하고, 한 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단독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

김 후보와 그의 지지자들은 당을 상대로 대통령 후보자 지위 인정 가처분과 전국위원회 및 전당대회 개최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서울남부지법에 신청했지만 9일 오후 모두 기각됐다. 재판부는 "현재로선 국민의힘이 김 후보의 후보자 자격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있지 않다"며 "신청을 구할 필요성도, 가처분 판단을 구할 실익도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이 나온 후 국민의힘은 일사천리로 후보자 교체 절차를 밟았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전 당원 투표를 거쳐 오는 11일 전국위 의결을 마치면 한 후보로의 교체가 완료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시 "당헌 제74조의2 및 대통령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제21대 대통령후보자의 선출 취소를 아래와 같이 공고한다"며 김 후보의 대선후보자 자격을 전격 취소한다는 공고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와 동시에 이양수 선관위원장 명의로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후보 등록 신청 공고'를 올렸다. 대선 후보 등록 신청을 위해 주어진 기간은 '당일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단 한 시간이었다. 사실상 한 후보를 위한 '맞춤형 공고'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자 선출 규정' 당규 제26조(후보자 등록)에는 '후보자등록신청서의 접수는 공휴일에 불구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한다'고 적혀 있다. 김 후보 측도 당이 당헌당규를 어기고 절차적 공정성을 지키지 않은 상태로 대선 후보 교체를 진행했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해 마지막까지 김 후보와 경쟁을 벌였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 안철수·나경원 의원은 일제히 당의 기습 대선 후보 교체를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절차적 결함에 따른 후보 교체 무효를 주장하며 "국민의힘 친윤들이 새벽 3시에 친윤이 미는 1명을 당으로 데려와 날치기로 단독 입후보 시켰다. 북한도 이렇게는 안한다"고 맹폭했다. 

홍 전 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파이널 자폭", 안 의원은 "후보 단일화가 아닌 후보 교체 정치공작극", 나 의원은 "내가 알고 사랑하는 국민의힘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를 저격하며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 같이 내팽개쳤다. 김 후보가 지도부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과 거짓말을 반복하며 갈등을 유발했다.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자해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권 위원장은 그러면서 "(김 후보가 단일화 약속을 해온 것은) 후보가 되기 위한 술책이었다"며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는) 뼈아픈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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