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함 강조하는 강사인데… 악령이 몸과 마음 파고들었다? [주말 뭐 볼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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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가 발레리의 마음을 병들게 한 걸까.
아버지는 '산쉬'라는 악령으로부터 가족이 벗어날 수 없다는 해괴망측한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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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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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켈리 마리 트란)는 동기부여 강사다. 그는 완벽한 자기제어로 명성과 부를 얻었다. 발레리의 강의는 마음만 제대로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는 정신을 강조하며 누구든 완벽한 자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해외 순회 강연을 앞두고 있는 그는 최근 들어 강박증에 시달린다. 뒷머리를 심하게 긁어 상처가 날 정도다. 어린 시절 악몽 같은 기억이 그를 괴롭히기도 한다. 완벽주의가 발레리의 마음을 병들게 한 걸까. 아니면 꿈에 등장하는 악령이 그를 괴롭히는 걸까.
①그의 가족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나
발레리는 베트남계다.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아버지와는 어떤 이유인지 연락을 끊고 산다. 베트남전쟁 당시 육군 장교였던 아버지는 미국으로 이민 온 후 늘그막에 스님이 됐다. 발레리는 해외 강연을 가기 위해 출생증명서가 필요하고, 어쩌다 아버지가 있는 사원을 찾아간다. 아버지는 ‘산쉬’라는 악령으로부터 가족이 벗어날 수 없다는 해괴망측한 말을 한다. 발레리는 새겨듣지 않으면서도 불길한 기운을 털어내지 못한다.
발레리는 뒷머리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피가 흐를 정도로 머리를 긁는다. 검은 형체의 무언가가 자신 주변을 서성거리는 환영을 많이 보기도 한다.
②모든 걸 먹어치우는 악령?
완벽하게 새 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지나치게 많아서일까. 발레리는 어린 시절 물에 빠져 익사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종종 떠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버지는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발레리가 가려움증과 환영에 시달릴수록 화면에는 어두운 기운이 짙어진다. 알 수 없는 존재의 위협, 몽롱한 기억이 만들어내는 공포가 발레리를 괴롭히는 동시에 보는 이의 뒷목을 서늘하게 한다. 검은 문어처럼 생긴 산쉬가 정말 발레리의 몸과 마음을 먹어치우려는 걸까.
발레리는 이상 행동을 보이면서 남편 로비(마일스 로빈스)와 사이가 멀어지기도 한다. 고립무원의 상황, 발레리는 악령과 홀로 맞서기로 한다.
③이민자의 과거 극복하기
영화는 산쉬라는 악령이 실제 존재하는지 명확히 묘사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산쉬는 이민자들을 따라다니는 완벽주의에 대한 비유일 수 있다. 발레리의 아버지는 전쟁으로 인간성이 마모되었고, 미국에 와서는 또 살아남기 위해 남달리 성실하게 살았을 것이다. 발레리는 이민자 2세로 생존하기 위해 완벽함을 무기로 여겨왔을 것이다.
발레리가 악령을 극복하는 과정은 그의 삶을 지배해온 과거를 벗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발레리가 악령을 떨쳐내는 과정에서 로비는 결정적인 일을 한다. 발레리가 이민자가 아닌 온전한 미국인으로 거듭남을 상징하는 결말일 수 있다.
뷰+포인트
베트남계 미국 감독 샬 응오의 장편데뷔작이다. 응오는 각본까지 담당했다. 베트남 전설을 이민자 삶에 적용한 점이 눈에 띈다. 편집을 통해 발레리의 강박을 표현하는 방식이 꽤 인상적이다. 베트남계 배우가 다수 등장하는 점이 이채롭기도 하다. 극장 개봉은 하지 않고, 월트디즈니컴퍼니 계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만 공개됐다. 켈리 마리 트란은 영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와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2020)로 한국 관객에게도 얼굴이 제법 알려진 배우다. 발레리의 아버지가 베트남전쟁에서 겪은 일을 좀 더 소상히 다뤘으면 공포의 강도가 더 높아졌을 듯하다.
***로튼토마토 지수: 평론가 64%, 시청자 67%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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