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는 얼고 날씨는 뜨겁고…봄장사 망친 K패션, 해외서 반전 노린다

하수민 기자 2025. 5. 1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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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픈한 마뗑킴 시부야점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 /사진제공=무신사


국내 패션업계가 내수 침체와 이상기후라는 이중 악재에 직면하자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 위축과 계절감 실종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류 확산과 K패션 선호도 상승을 기회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10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49조554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같은 외형 성장과 달리 업계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기후변화로 인한 상품 수요 예측 실패가 겹치며,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 봄에는 기온 변동이 극심했다. 3월 중순까지 꽃샘추위와 이례적인 대설이 있었고, 이어 하순에는 전국 평균기온이 10.9℃로 역대 3번째로 높았던데다 62개 지점 중 37개 지점에서 3월 일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하는 등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패션업체들은 새 수익원 모색을 위해 K콘텐츠와 함께 성장해온 K패션의 인지도와 매력도를 앞세워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형지글로벌은 최근 대만 유통 파트너와의 협업을 강화하며 현지 유통망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자사 브랜드 '까스텔바작'을 들고 대만 중장년 소비층을 겨냥해 프리미엄 골프웨어 시장에 진출했다. 형지글로벌 관계자는 "한류 콘텐츠의 인기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만큼 디자인 차별성과 기능성을 내세워 입지를 넓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리트 브랜드 마뗑킴은 일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4월 도쿄 시부야에 오픈한 팝업스토어는 젊은 층의 발길을 끌며 성황을 이뤘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반 마케팅을 앞세워 일본 Z세대 사이에서 인지도를 끌어올리며 정식 매장 출점을 추진 중이다.

코닥어패럴은 중국 주요 도시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시장 반응을 테스트 중이다. 상하이·베이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노출하며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고,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마케팅 전략으로 현지화에 힘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브랜드 감성과 스토리텔링을 앞세워 중국 MZ세대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해외 진출이 단기적 매출 확대를 넘어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제고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소비자와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하고, 지역별 문화와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이 관건"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해외 진출이 곧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유통 구조와 소비 문화, 규제 차이 등 시장별 변수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현지화 역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단순 수출을 넘어서는 차별화된 운영 모델이 중요하다"며 "브랜드 정체성과 동시에 글로벌 유연성을 갖춘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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