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김혜성부터 양의지까지…KBO '전설의 드래프트'를 되짚다 [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LA 다저스의 김혜성(26)이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면서 한국인 28번째 메이저리거가 됐다.
재미있는 건 다저스의 라이벌 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올 시즌 신드롬급 활약을 하고 있는 이정후(26)와 김혜성이 2017 KBO 신인 드래프트 동기라는 것이다. 심지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가 연고 1차 지명으로 이정후(휘문고)를, 2차 1라운드 7번 지명으로 김혜성(동산고)을 선택해 한 번의 드래프트에서 메이저리거 두 명을 뽑은 전례 없는 황금 드래프트를 보냈다.
이처럼 한 팀이 역사적인 드래프트를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해마다 기수들의 활약도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KBO리그 역사상 황금 드래프트로 꼽힐 만한 해는 언제였을까.
▶ 황금 드래프트의 시작, 1993년
1993년이야말로 KBO리그 황금 드래프트의 시작이라 봐도 무방하다. 1차 지명에서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 이글스)가 구대성을, 삼성 라이온즈가 양준혁을,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가 이종범을, LG 트윈스가 이상훈을 뽑았다는 것만으로도 설명이 충분하다. 게다가 2차 지명에서 롯데 자이언츠는 마해영을 뽑으며, 골고루 역사적인 선수들을 지명한 드래프트로 여겨진다.
구대성은 역대 최초의 마무리 투수 MVP, 한국·일본·미국·호주에서 모두 뛴 유일한 선수이자, 국가대표 한일전 킬러로도 유명하다.
양준혁은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이라 불리며, 1993년 데뷔 후 2007년까지 15시즌 중 13시즌 동안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통산 볼넷 1위(1278개) 기록도 보유 중이다.
이종범은 1994년 84도루로 현재까지 단일 시즌 최다 도루 기록 보유자다. 신인 때 한국시리즈 MVP, 2년 차에 리그 MVP를 수상하며 '바람의 아들'로 전설이 됐다.
이상훈은 2년 차에 다승왕과 한국시리즈 우승, 3년 차에 다승완과 승률 1위에 골든글러브, 1997년 구원왕을 차지했고 이후 일본과 미국에서도 활약한 '야생마'로 기억된다.
▶ 2017 넥센 이전, 2001 롯데가 가능했다
앞서 언급했듯 2017 드래프트에서 넥센(현 키움)은 1차 지명으로 이정후, 2차 1라운드에서 김혜성을 뽑아 한 해의 드래프트에서 메이저리거 두 명을 배출하는 역사적인 사건을 만들었다.
하지만 비슷한 일이 2001 드래프트에서 롯데에게도 일어날 뻔했다. 당시 롯데는 연고 1차 지명으로 부산고의 추신수를, 2차 1라운드에서 이대호를 뽑았다.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 두 선수를 동시에 보유할 뻔했던 것.
그러나 추신수가 지명을 거부하고 메이저리그로 향했고, 이후 해외파 특별 지명 때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추신수를 지명하면서 복귀 시 롯데가 아닌 SSG 유니폼을 입게 된다.
추신수와 이대호가 롯데에서 함께 뛰었다면 어땠을까. 이대호는 이후 일본시리즈 MVP를 차지하고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었으며, 추신수가 데뷔한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1년간 활약하기도 했다.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이 둘은 2009 WBC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뛰는 데 그쳤다.
▶ 역대 1위를 가장 많이 배출한 2005년
2005년은 단연 '역대 1위'를 대량 배출한 해다. SK는 연고 1차 지명으로 유신고의 최정을, 2차 1라운드에서 삼성은 단국대의 오승환을, SK는 고려대의 정근우를 각각 지명했다.
최정은 7일까지 통산 498홈런으로 이미 1년전 이승엽의 468홈런을 넘어 KBO리그 최초의 500홈런을 눈앞에 두고 있다. KBO리그 '홈런왕'이다.
오승환은 2012년 KBO리그 통산 1위에 오른 뒤 일본과 미국을 다녀왔음에도 세이브 기록을 이어가며 427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2위 임창용(258세이브)보다 200개가량 많은 압도적 역대 1위 마무리 투수로 기억되고 있다.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조차 2023년 6월 넘어섰다.
정근우는 이견이 없는 KBO리그 역사상 No.1 2루수로 여겨진다. 대졸임에도 16시즌을 뛰며 통산 0.302의 타율에 출루율 0.376, 121홈런, 371도루,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작은 키에도 이상적인 테이블세터 2루수로 기억된다.
이 해에는 LG가 1차 지명으로 박병호, KIA가 2차 1라운드에서 윤석민을 지명했다. 박병호는 LG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넥센 이적 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 통산 6회 홈런왕, 2회 MVP를 달성하고 메이저리그에도 진출했다.
윤석민 역시 류현진-김광현이 전성기일 때 일명 '류-윤-김'을 형성하며 평균자책점 1위 2회는 물론, 2011년 전설적인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으로 선동열 이후 20년만에 투수 4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해 미지명 선수 중 하나도 주목받는다. 김현수는 두산 베어스에서 신고선수로 2년간 절치부심한 후 2008년과 2009년 최다안타 1위, 골든글러브 5회, 메이저리그 2시즌을 거쳐 LG의 29년 만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 됐다.
▶ 류현진 하나로 판단하기엔 아쉬운 2006년
2006년 드래프트는 흔히 '류거나(류현진 거르고 나승현)'로 회자된다. 한화보다 먼저 지명권이 있었던 롯데가 류현진이 아닌 나승현(통산 1승 12패)을 선택한 것은 지금도 회자되는 실패 사례다.
그러나 이 해는 류현진 외에도 빼어난 선수가 많았다. 2차 1라운드에서 삼성은 통산 112승을 거둔 차우찬을, 당시 현대 유니콘스(현 키움)는 강정호를 지명했다. 강정호는 2014 시즌 40홈런을 기록한 뒤 메이저리그에서도 21홈런을 치며 활약했다.
또한 현대는 3라운드에서 황재균을 뽑았다. 황재균은 정상급 3루수로 성장해 메이저리그 진출은 물론, kt 위즈와 4년 88억원·이후 4년 60억원 계약을 맺으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해의 진정한 신화는 양의지다. 두산은 전체 59번, 8라운드에서 그를 지명했다. 그는 포수 최다 골든글러브(8회), 한국시리즈 MVP 2회, FA 최고액(152억원)을 기록한 명실상부한 레전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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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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