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에겐 높은 투표소 벽…과제는?
[EBS 뉴스]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발달장애인에게 투표는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먼저 영상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VCR]
25일 남은 21대 대통령 선거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 돌입
집집마다 도착되는 선거공보물
발달장애인에겐 너무 어려운 내용들
법원 "투표 과정에 도움줘야" 판결에도
선관위 "신체.시각 장애만 지원" 고수
제한 받는 발달장애인 투표권...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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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네, 내일 유권자의 날을 앞두고 발달장애인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한 과제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발달장애인 박경인 활동가 그리고 장애인 차별금지추진연대 이승원 사무국장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네, 박경인 활동가님께 먼저 질문드릴게요.
이 발달장애인의 한 명으로 선거 때마다 투표하실 때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던가요?
박경인 활동가 / 피플퍼스트서울센터
일단 공보물에 적힌 글이 너무 어려웠어요.
공보물로 후보자의 공약을 알 수 있는거잖아요?
그런데 너무 줄이거나 한자로 써있어서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렵고 후보들 공약이 비교가 되지 않아서 어려워요.
누구를 골라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스무살 때 처음 투표하러 갔는데 그땐 투표장을 잘못 찾아가서 투표장 앞에서 투표하는 걸 포기했어요.
제일 어려운건 투표용지에요.
이름과 정당만 쓰여 있어서 이 사람이 누구지? 생각이 안날때가 많아요.
그리고 시장만 뽑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투표소에 갔더니 다른 선거후보자를 더 뽑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어떤 때는 후보가 4명이라고 생각해서 이 후보 뽑아야지 하고 갔는데 투표용지가 엄청 길고 이름도 엄청 많은 거에요!
이럴 때 너무 당황스러워요.
또 투표용지 칸이 너무 작잖아요.
제 동료 중에서는 손떨림이 심해서 칸 안에 도장을 찍기 힘들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저는 요즘에는 사전투표를 많이 하는데 처음 사전투표소에 갔을 때 관내 관외라고 적혀있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서 당황하기도 했어요.
지금도 헷갈려요.
시작부터 조력인이나 보조자가 투표절차와 방법을 안내해 주면 투표하는 과정이 좀 덜 어려울 것 같아요.
서현아 앵커
네, 투표소까지 가는 과정도 쉽지가 않았을 텐데 그 앞에서 포기하기까지 얼마나 막막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승호 국장님께도 여쭤보겠습니다.
발달장애인들 투표권 보장을 위해서 오랫동안 노력을 해오셨는데요.
이 발달장애인들이 투표할 때 어떤 점을 가장 불편해 하던가요?
자막: 이승헌 사무국장 /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네, 앞서 경인 활동가가 많은 얘기를 해 주셨고요.
조금만 첨부하자면 발달장애인에게 있어서 좀 낯선 환경 투표소 장소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같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제 모의 투표를 많이 해봐야 된다.
그런데 이제 선거관리위원회가 형식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좀 그런 낯선 환경을 조금 더 익숙한 환경으로 바꾸는 데는 아무래도 모의투표나 이런 내용들이 조금 더 보강됐으면 좋겠다 이런 내용이 좀 첨부될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모의투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씀을 해 주셨어요.
박경희 활동가님 그렇다면 투표를 쉽게 하려면 어떤 도움이 있으면 좋을까요?
박경인 활동가 / 피플퍼스트서울센터
투표소 가는 방법, 투표하는 방법, 우리가 투표 해야하는 후보자들의 정책들을 잘 이해할 수 있게 정리된 절차나 정보를 쉽게 안내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모든 사람은 투표의 첫 경험을 하잖아요.
학교에 다닐때부터 모의투표도 해보고, 어떤 종류의 선거들에 우리가 참여해야 하는지와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제 생각에는 투표가 모두에게 쉬워질 것 같아요.
제가 참여했던 “그림투표용지를 만들어달라”는 소송에서 그림투표용지 대신해 보조용구를 제공하라고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거든요.
정당이나 후보자의 사진이 들어간 투표용지를 사용하면 어떤 사람을 찍으려고 했는지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희가 말하는 조건들이 잘 마련된다면 발달장애인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투표과정이 훨씬 더 쉬워지지 않을까요?
서현아 앵커
네, 국장님 실제로 장애인 단체들의 꾸준한 요구로 과거에 또 이해하기 쉬운 자료 그리고 그림 투표용지 이런 제도가 논의되기도 했었는데 지금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자막: 이승헌 사무국장 /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10여년동안 선거관리위원회에 요구를 하였지만 돌아오는건 냉대였습니다.
법을 바꿔서오라는 것이였습니다.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서 발달장애인들하고 저희 단체 인권변호사들하고 소송을 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구제소송이라는건데요.
이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이해하기쉬운자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게끔 강제를 하기도 하였구요.
그림투표용지는 지금 당장은 돈이 많이 드니 우선 그림투표보조용구라는 것을 만들어서 지원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 법원의 판결을 선관위가 모두 반대해서 현재 3심 대법원에 가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아, 그렇군요.
발달장애인들에 대한 권리 보장이 법정 투쟁으로 이어지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박경인 활동가님, 이렇게 법을 바꾸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하셨나요?
박경인 활동가 / 피플퍼스트서울센터
참정권에 대해서는 피플퍼스트활동을 하면서 알게 됐어요.
제 동료들은 저보다 먼저 참정권에 대해 이야기 해왔는데, 선거때마다 선관위도 찾아가고 투표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모니터링도 하고 기자회견도 했어요.
새벽부터 기다려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서 발달장애인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고요.
그림투표용지를 만들어달라는 소송의 원고인으로 참여하면서 우리가 하는 요구가 참 중요하구나 더 많이 알게 됐고요.
그림투표용지가 꼭 필요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보는 꼭 글자로만 얻을 수 있는게 아니니까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바뀌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지난 소송에서 이겼을 때 “이겼다!!” 소리 질렀거든요.
너무 기뻤어요.
인정받은 것 같아서요.
서현아 앵커
네, 이렇게 작은 성취들도 이루어 가고 있습니다.
진짜 민주주의는 모두의 한 표가 온전히 보장될 때 완성이 될 수가 있습니다.
누구도 투표할 권리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제도가 좀 더 촘촘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두 분 말씀은 오늘 여기까지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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