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년 만에 ‘러시아 전승절’ 초청 받았지만…고심 끝 불참

박민희 기자 2025. 5. 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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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쟁 진행 중인데다 북한군 파병 문제 얽혀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러시아의 2차 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와 열병식이 열렸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의 2차대전 승리’(전승절) 기념식 초청장을 받은 정부가 고심 끝에 9일 열린 기념식에 불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러시아 한국 대사관이 7일 러시아로부터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공한을 접수한 사실을 확인하고, “참석 여부는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8일 밝혔었다. 앞서 러시아는 모스크바에 주재하는 모든 외국 대사관 등 공관에 초청장을 보냈다. 초청장을 받은 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고려하고 우방국의 동향 등을 주시하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고심했지만, 결국 이도훈 주러 대사가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진행 중인데다,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동맹을 부활시키고 북한군 파병 등을 계기로 북러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한국의 안보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황준국 주유엔(UN) 한국대사도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북한 비확산 관련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불법 군사협력이 지역 및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러시아가 한국에 전승절 초청장을 보낸 건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과거 전승절 행사에는 주러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주로 참석해왔다. 2015년 70주년 행사에는 정부 대표로 윤상현 당시 새누리당 의원을 특사로 파견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뒤 한국이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자, 러시아는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분류하고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 이번엔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인데다 전승절 80주년이어서 러시아 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비우호국에도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승절 행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총리,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등 27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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